'LNG 르네상스' 열린다…호황 초입에 선 조선株

지난주 하나금융투자는 대우조선해양과 펀드매니저들과의 투자자 미팅을 주선했다. 몇 년 만에 이뤄진 투자자들과 대우조선해양의 만남은 아주 화기애애했다. 미팅 기간 대우조선해양은 LNG(액화천연가스)선 2척 등 선박 4척의 수주계약을 체결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에 화답했다.

중견 조선사 성동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날 증시에선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조선주가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가스 시장 재편으로 가스 수출입이 급증하며 LNG선 호황이 도래하자 국내 3대 조선업체와 조선기자재 업체가 두각을 드러냈다.


8일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중공업 (131,200원 ▲3,900 +3.06%)은 전일비 7500원(5.47%) 오른 14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중공업 (9,890원 ▲420 +4.44%)과 대우조선해양 (33,350원 ▲750 +2.30%)도 각각 8.79%, 2.09% 올랐고 LNG선 보냉제 업체인 동성화인텍 (13,090원 ▲410 +3.23%)과 한국카본 (11,520원 ▲130 +1.14%)도 1.92%, 3.39% 상승 마감했다. 대우조선해양과 동성화인텍의 올해 주가상승률은 93.5%, 78.6%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가스 시장에 'LNG 르네상스'가 도래했다며 조선주에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으로 가스 공급과잉 상태가 된 반면 중국은 환경규제 강화로 가스 부족 사태가 발생하며 세계 최대 수입지로 부상했다. 자원부국이 몰려있는 중동은 석유는 풍부하나 가스 공급 부족으로 LNG 수입국이 됐다. 글로벌 가스 시장의 전통적 수요·공급자가 뒤바뀌는 상황이 발생하며 가스 수송을 위한 LNG선 발주가 급증한 것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역별 가스 가격 차이가 점점 확대되면서 단거리가 아닌 원거리 공급지로부터의 가스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운반선 시장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며 수송선을 만드는 국내 3대 조선소의 수혜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셰일가스를 액화시켜 운반하기 위해선 LNG 선박이 필수다. 따라서 LNG선박 발주 급증이 예고된다. 하나금융투자는 2020년부터 LNG선 시장이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향후 10년간 LNG선 발주량이 456척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30년간 발주됐던 LNG선은 474척으로, 향후 LNG선 시장은 '10년의 호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과 LNG선 수주 업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 보냉제 업체 한국카본의 지난해 실적은 난파선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6.3% 감소했으며 삼성중공업은 영업이익이 256.1% 급감하며 적자 전환했다. 한국카본도 불황을 피하지 못해 영업이익이 81.9% 감소했다.

하지만 전통적인 수주산업으로 극단적으로 경기를 타는 조선주 주가는 실적보다 수주와 업황을 따라간다. 때문에 실적 부진에도 전문가들은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입을 모았다.

신영증권이 최근 발간한 한국카본 보고서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2018년도 영업이익이 7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LNG선 재발주 사이클의 초입에서 주가 할인 폭이 크다"며 매수를 추천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관 투자자들은 LNG선 발주에 대한 선주의 움직임과 영업 분위기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며 "조선소의 도크는 LNG선 수주잔고가 채워지고 있으며 앞으로 10년간 LNG선 발주 시장은 엄청난 호황기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NG 르네상스 수혜주로는 국내 3대 조선소를 비롯해 보냉제(셰일가스를 운반하기 위해 가스 액화에 필요) 업체인 한국카본, 동성화인텍, 부품을 공급하는 대양전기공업, 태광, 성광벤드, 비에이치아이,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