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워라밸족' 라이프스타일 잡아라"

일과 개인생활의 밸런스를 뜻하는 '워라밸', 단 한번 뿐인 인생을 산다는 뜻의 '욜로'(YOLO) 등 삶을 충실히 만끽하려는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유통업계도 고객 '라이프스타일' 잡기에 나섰다. 백화점업계는 문화센터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여가 관련 체험형 매장을 도입하는 등 고객 유치에 나섰다.

◇현대백화점 국내 첫 '요가 전문매장'…'욜로' 트렌드 캐치=현대백화점은 오는 16일 압구정본점 별관 컬쳐파크(2층)에 요가 전문 매장 '자이 요가 스튜디오'를 오픈한다고 14일 밝혔다. 매장 규모는 281㎡(85평)이다. 요가강좌 운영은 물론, 프리미엄 요가 용품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숍과 고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힐링라운지 등으로 구성됐다. 유통업계에서 요가전문 매장을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국내 요가 인구만 200만명으로, 지금의 행복을 중시하고 소비하는 '욜로 트렌드'와 맞물려 고객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어 전문 매장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강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요가를 수강한 고객은 전년 대비 24.1% 늘었고 올 들어 이달 초까지도 20%대 신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요가 스튜디오에는 3~5명의 전문 요가 강사들이 상주해 고객의 연령과 체력, 요가 경험 등을 고려한 전문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자세 교정·명상·임산부 요가 등 고객의 운동 목적에 따라 다양한 요가 클래스로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고객 힐링 라운지에서는 천연차, 디톡스 주스 등 건강 음료를 판매하고 매장에는 비욘드, 하누만, 하드테일 등 20여개 요가 전문 브랜드의 요가 의류 및 용품, 유기농 화장품 등 100여 종을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차별화 매장을 개발하는 것이 백화점 본연의 역할"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할 수 있는 차별화 매장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문화홀에서 요가클래스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제공=롯데백화점

◇롯데, 신세계도 문화센터·체험형MD 강화=문화센터도 백화점 업계가 예비 고객들을 맞이하는 중요한 '통로'로 활용된다. 최근 워라밸 열풍으로 젊은 고객들의 퇴근 후 문화센터 이용이 늘고있고 이들이 실제 주요고객층으로 자리잡는 경향이 강하다는 판단에서다.

롯데백화점 문화센터를 찾는 20~30대 여성 고객의 비중은 2016년 13.8%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34.2%로 확대됐고 올해 봄학기는 43%까지 늘었다. 이들 중 약 80%는 직장인 고객으로 집계됐다. 문화센터 수강생 1인의 지난해 평균 구매 금액은 363만원으로, 일반 고객보다 3배 이상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백화점도 올해 봄학기 문화센터를 등록한 수강생 수가 약 20% 증가했고 20~30대 비율은 전년 대비 7% 포인트 증가한 15%까지 늘었다고 설명했다. 운동만 놓고봐도 단순 요가에서 발레핏, 리복 크로스핏, 발레뷰티핏, 체형교정 요가 등 고객 니즈가 다양해졌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은 올 봄학기에 퇴근시간 이후인 오후 7~8시에 시작하는 강좌가 대부분 조기마감되는 등 호응을 얻었다. 요가, 피트니스, 발레, 스피드 쿠킹 등 직장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맞춤형 강의를 늘렸다.

업계는 고객 취향을 저격한 '체험형 콘텐츠'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부산본점에 러닝머신, 싸이클, 홈 짐(Home Gym) 세트 등을 체험 후 구매할 수 있는 '마이피트니스 스튜디오'를 지난해 말 오픈했고 키덜트족을 공략해 상품을 직접 조립, 체험해보고 구매할 수 있는 건담, 레고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도 2016년 리뉴얼과 함께 커피와 음료, 디저트를 즐기며 바이크 쇼핑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바이크카페 '벨로치노'를 오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