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사령탑에 시진핑 측근 '류허'…외교 라인도 격상

19일 열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7차 전체회의에서 국무원 부총리에 오른 후춘화 전 광둥성 서기(왼쪽부터),한정 상무위원, 쑨춘란 전 통일선전부 부장,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판공실(중재판) 주임이 선서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고교 동창이자 최측근 '경제 브레인'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판공실(중재판) 주임이 국무원 부총리에 올라 시진핑 2기 경제 부문을 총괄한다. 왕이 외교부장이 직제상 한 단계 위인 국무위원을 겸임하게 되는 등 외교 라인에도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19일 제7차 전체회의를 열어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지명한 국무원 부총리, 국무위원, 각부 부장 등에 대한 인사안을 승인했다.


비서장을 포함한 27명의 국무원 부서장 가운데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12명이 교체됐다. 부총리에는 류 주임을 비롯해 한정 상무위원, 쑨춘란 전 통일선전부 부장, 후춘화 전 광둥성 서기가 임명됐다. 한 상무위원이 수석격인 상무부총리를 맡고 쑨 전 부장이 과학기술, 교육, 문화, 후 전 서기가 무역, 농업 분야를 각각 맡을 전망이다.

류 신임 부총리는 정보통신, 운송, 인력, 금융 등 경제 핵심 분야를 맡아 사실상 경제 부문을 총괄하게 된다. 지난해 출범한 최고위 금융감독기구인 금융안정발전위원회 주임직도 겸임한다.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보고를 받는 금융 분야 '컨트롤 타워'다. 특히 중재판 부주임으로 그를 보필해온 이강 인민은행 부행장이 인민은행장을 맡아 류 부총리가 경제 전반을 이끄는 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류 부총리는 직제상 리커창 국무원 총리 밑에 위치하지만 경제 부문에 있어선 영향력이 리 총리를 능가할 것이라는 평가다.


류 부총리는 중고속 성장 시대로 접어든 중국 경제의 성장 엔진을 유지하면서 막대한 부채 등 금융 위험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시 주석의 고교 동창이기도 한 그는 주룽지, 원자바오, 리커창 등 3명의 총리 밑에서 경제정책의 초안을 마련한 실력파다. '시코노믹스'(시진핑+이코노믹스)의 설계자로 2016년 하반기부터 경제 체질 개선과 과잉공급 축소를 골자로 한 공급 측면 구조개혁을 주도해왔다.

왕이 외교부장의 국무위원 겸임은 중국의 부상과 함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외교 라인에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7일 현업에 복귀한 시 주석의 최측근 왕치산 국가부주석도 외교 부분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왕이 부장 외에 웨이펑허 전략지원부대 사령원(사령관), 자오커즈 공안부장, 샤오제 중국 재정부장, 왕융 안전담당 등이 국무위원에 선임됐다. 웨이펑허는 국방장관, 자오커즈는 공안부장, 샤오제는 국무원 비서장을 겸임한다.

자연자원부장에 선임된 루하오 헤이룽장 성장도 주목을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60년대 생으로 19기 정치국원은 아니지만 바로 밑의 중앙위원으로 지방과 중앙부처 경력을 쌓은 인물을 중시하는 관례상 중앙 무대에서 새롭게 주목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재정부장에는 류쿤 재정부 부부장이 이름을 올렸으며,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은 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