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일반고 동시선발 위헌 아냐"…사교육걱정, 헌법소원 비판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이 참여한 특권학교폐지촛불시민행동이 지난해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자사고·외고 폐지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 이사장들과 자사고 지망 학생·학부모들이 최근 자사고 등과 일반고의 입시시기를 일원화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반발해 헌법소원을 청구한 것에 대해 교육시민단체가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은 19일 자사고 헌법소원에 대한 비판 성명을 냈다. 사교육걱정 법률위원회 소속 변호사 5명이 자사고 측이 내놓은 헌법소원 청구이유를 반박하는 형식이다.


최명재 민족사관학원(민족사관고) 이사장, 홍성대 상산학원(상산고) 이사장, 오연천 현대학원(현대청운고) 이사장 등 1세대 자사고 이사장들을 비롯해 자사고 지망 중학생(현재 1, 2학년)과 이들 학부모 등 9명은 지난달 28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80조 제1항 중 '전기에 선발하는 고등학교'에서 자사고를 제외한 부분과 제81조 제5항 중 자사고의 중복지원을 금지한 조항 등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헌법에 규정된 평등권,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게 주된 이유다.

사교육걱정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자사고 측의 헌법소원 청구이유를 조목조목 따졌다. 대표적인 게 과학고·일반고와의 차별이다. 현재 자사고 측은 여전히 선발시기를 전기로 둔 과학고 등과 선발시기가 같은데도 중복지원을 허락한 일반고와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교육걱정은 "자사고와 일반고가 운영상 다를 게 없는데도 일반고와 일반고 지원자보다 자사고와 자사고 지원자를 합리적 이유없이 특별 우대했던 게 더 차별적"이라고 반박했다.

또 자사고 지원자가 불합격했을 경우 정원이 부족한 일반고에 강제배정돼 학생·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부 소수학교의 우수학생 선점 등으로 인한 불평등과 불공정함을 해소하는 공익적 목적은 교육에 관한 권한·책임이 있는 국가가 추구할 수 있기에 정당하다"고 되받았다.

사립학교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공익을 위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는 비슷한 이유를 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26일 올해 고입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 선발시기를 전기에서 후기로 바꿔 일반고와 동시에 신입생 모집을 실시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자사고·외고·국제고와 일반고의 이중지원도 금지했다. 자사고·외고·국제고 희망 학생들은 1차 지망에서 이들 학교 가운데 1개 학교만 선택해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일반고 지원 학생들은 일반고 내 중복지원이 가능하다.

사교육걱정은 "이번 개정안은 그동안 자사고 등에 과도하게 인정됐던 학생선점권을 해소하고 공정한 입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조치"라며 "헌법상의 어떠한 권리나 원칙을 침해하거나 위반했다고 볼 수 없어 이번 헌법소원 청구는 기각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사고 측은 헌법소원 등으로 역량을 소비할 것이 아니라 개정된 시행령의 공정한 입학전형에 따라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며 "그동안 지적됐던 입시위주의 획일화된 교육과정을 지양하고 설립목적에 맞게 다양한 교육과정을 실현하는 일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