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미세먼지 막는 법안들, 국회 상황도 '매우 나쁨'

국민들은 26일 아침 봄옷 대신 마스크를 먼저 챙겼다. 미세먼지 '나쁨' 또는 '매우 나쁨'이 적힌 뉴스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최악의 미세먼지 습격'은 올해도 예견된 일이었다. 이를 대처하는 국회의 움직임은 늦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미세먼지 관련 법의 진행 상황은 '매우 나쁨'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국회에 멈춰선 미세먼지, 대기 관련 법안은 40건 안팎이다. 지난해 봄 미세먼지 문제가 국가적 이슈가 되면서 법안이 쏟아졌지만 통과 숫자는 적었다. 올해 들어 본회의를 통과한 관련 법은 전무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오는 27일 환경소위를 열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법안 30건을 논의한다. 논의에 앞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소위에 상정된 미세먼지·대기오염 관련 법안 내용을 정리했다.

◇"정의부터 정확히"…'원포인트'보다 '포괄'=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3월 '미세먼지 대책 특별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기존 법안을 개정한 것이 아닌 새로운 이름의 제정법을 낸 것이다.


해당 법안은 △정부의 미세먼지 특별관리 기본계획 수립 의무 △환경부 소관 미세먼지관리위원회 설치 △미세먼지·초미세먼지 측정망과 데이터베이스 구축 △미세먼지 취약계층 보호대책 마련 등을 포괄적으로 규정했다.

비슷한 취지이나 세부적인 내용을 더욱 구체화한 법안도 소위에 계류돼 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6월 발의한 '미세먼지의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도 미세먼지(PM-10)·초미세먼지(PM-2.5)를 정의하는 것에서부터 정부의 관리종합계획,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특별대책위 설치 등을 규정했다.

환경부 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일정 요건이 충족될 경우 승용차의 2부제 운행, 공공기관 운영 배출시설의 조업시간 변경·단축 등 긴급조치도 가능케 했다. △미세먼지관리 청정구역 지정 △주민 건강피해 영향조사 실시 △미세먼지개선특별회계 설치 등도 해당 법에 담겼다.


송옥주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9월 기존 대기환경보전법을 미세먼지 문제 환경에 맞춰 '청정대기보전법'으로 바꾸는 전부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법 제정 목적부터 환경기술인 교육까지 대기오염 문제 해결과 관련한 전체적인 내용을 다뤘다.

주요 내용으로 △대기오염물질 종합정보센터와 대기질예보센터 지정·운영 △공기정화대책·마스크지급·대응요령교육 등 시행 △생활환경상 대기오염물질 불법소각 금지 등이 포함됐다.

◇대기오염지역 관리 수준도 상향하자=현행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대기관리권역을 수도권으로 한정한다. 의원들은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송옥주 의원과 성일종 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같은 취지의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강병원 의원은 대기관리권역에 대해서도 제정법을 발의했다. '수도권 등 대기관리권역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이다. 해당 법에선 환경기준을 초과했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지역·인접지역 등을 대기관리권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대기관리권역 내 오염물질 총량관리 시행 등의 내용도 담겼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또 다른 미세먼지 배출원으로 꼽히는 석탄화력발전소 지역에 대한 제정법을 지난해 3월 내놓았다. '석탄화력발전소 주변지역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에선 발전소 설치지역과 주변지역을 별도로 관리토록 했다. 또 사업장에 대해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총량 할당 △주변 환경, 주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 조사 등도 규정했다.

◇차량 규제·미세먼지 경보 기준 강화 등 논의 과제 '산적'=의원들은 운송수단의 오염물질 배출 문제에도 주목했다.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은 2016년 7월 환경부장관이 단계적으로 경유자동차를 저공해자동차로 교체하도록 하는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강병원 의원은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을 통해 저공해자동차의 종류 및 배출허용기준 등을 함께 규정하고, 특정 노후건설기계에 대한 저공해조치 시 예산지원도 가능토록 했다.

송옥주 의원은 운송수단에 대한 별도 제정법도 마련했다. 그는 '자동차 등의 대기오염 저감에 관한 법률안'을 통해 △자동차 △원동기 △선박 △항공기 등 운송수단이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질 저감 자체를 추진했다. 수도권 중심의 저공해자동차 보급시책을 전국적으로 시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밖에도 의원들이 국회에 쌓아둔 미세먼지 관련 대책 법안은 적지 않다. 임이자 한국당 의원은 초미세먼지 경보 발령 기준을 강화하는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을 2016년 6월 발의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지난해 7월 대기오염경보 발령 대상 물질과 발령기준, 발령방식을 명시하도록 하는 동명의 개정안을 내놓았다.

환노위 환경소위는 이들 법안을 내일(27일) 논의할 예정이라고 이날 예고했다. 환노위 소속 한 의원은 "미세먼지 관련 특별법 통과에 대해선 여야의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라며 "그동안의 쟁점도 많이 해소돼 법 통과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