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때문에 전기차 추경?…휘발유차의 92% 배출

기획재정부가 친환경차 보조금 예산을 추가 편성하면서 수소전기차를 뺐다. 미세먼지 경감을 위해서라지만 업계에서는 근시안적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연료 및 차량 생산에서 운행까지 전과정(Well to Wheel)으로 봤을 때 전기차의 미세먼지 발생량은 내연기관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서울에서 발생할 오염물질을 화력발전소가 위치한 지방으로 전이하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전기차, 미세먼지 발생량 휘발유 차량 수준…충남·경남 불리=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에너지 생산 전(全) 과정 측면에서 전기차는 같은 거리를 주행할 때 일반 내연기관(휘발유) 차량과 비슷한 수준(92.7%)의 미세먼지(PM10)를 배출한다.

미세먼지의 경우 브레이크패드나 타이어 마모에서 발생하는 부분이 많은데 전기차도 이를 피할 수 없다. 충전용 전기 발전 단계에서도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상당하다. 한국은 석탄을 활용한 발전량이 전체의 45.3%이다.

온실가스 배출도 경우에 따라서 내연기관보다 전기차가 더 많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전기차 구매지원제도에 관한 입법영향분석’을 보면 생산-폐기과정(배터리 포함)을 고려하면 전기차(중량 1450kg)가 1km 주행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은 49.12g으로 내연기관(44.55g)보다 많다.


배터리 제조과정과 폐기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양이 상당하다. 2016년 미국 소비자보호협회 등에 따르면 차량 생산과정에서 전기차는 동일 크기의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5.4~7.6톤의 온실가스를 더 배출한다.

입법조사처는 "서울의 전기차 보급확대는 대기오염물질을 석탄 화력발전소가 소재한 지역으로 이전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기차 1km 운행시 화력발전소가 많은 충남과 경남은 각각 1.71원, 0.99원의 환경비용이 발생하는데 서울은 0.005원, 제주는 0.04원만 발생한다.

◇수소전기차, 초미세먼지 99.9% 제거= 수소전기차는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차로 꼽힌다. 브레이크 패드와 타이어 마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전기차와 비슷하지만 스스로 공기를 정화하는 능력을 갖췄다. 배기가스에서 온실가스 등을 배출하지 않는 것은 전기차와 같다.

수소전기차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적 반응으로 발생하는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데, 내구성과 에너지 효율 등을 감안해 미세먼지 등 불순물이 제거된 순수한 산소가 필요하다. 수소전기차 ‘넥쏘’는 이를 위해 3단계 공기정화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공기필터→막 가습기→탄소섬유로 된 기체확산층을 거치면 초미세먼지의 99.9% 이상이 제거된다. ‘넥쏘’가 1시간 운행하면서 정화하는 공기의 양은 26.9kg으로 성인 42명이 깨끗한 공기를 1시간 동안 마실 수 있다. ‘넥쏘’ 10만대가 2시간을 운행하면 서울시 인구의 86%(854만명)가 1시간 동안 마실 수 있는 청정공기가 생산된다.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배터리 생산, 폐기 문제도 줄어든다. 수소전기차는 보통 일반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5%만 사용된다. 일반 하이브리드 차량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차 보급을 위한 보조금이 전기차로 쏠리는 현상이 있는데,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환경개선 효과는 제대로 검증이 안되고 있다"며 "향후 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함께 성장하는 것을 감안해 예산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