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배기 놔두고 남친과 3일 여행…'학대치사' 징역 9년

머니투데이

송민경 (변호사) 기자

/사진=뉴스1

아이를 출산하고도 방치해 만 12개월 된 아기를 숨지게 한 30대 친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징역 9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은 3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2015년 3월 아이를 낳은 후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채 혼자 키우기 시작했다. 2016년 3월 서울 강남구 소재 오피스텔에 살고 있던 A씨는 만 12개월 된 아이를 혼자두고 3일 동안 남자친구와 여행을 가는 등 총 9회에 걸쳐 짧게는 1일, 길게는 4일 동안 아이를 혼자 뒀다. 그동안 아이는 물, 음식 제공 등 기본적인 보살핌을 제공받지 못해 몸무게가 급격히 감소했다.

그러던 중 A씨는 지난해 4월30일부터 5월1일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이미 건강이 악화돼 있던 아이는 물, 음식 제공 등 기본적인 보살핌을 받지 못해 영양실조로 숨졌다. A씨는 아이에 대해 기본적 보호와 양육, 치료를 소홀히 하는 방임 행위를 통해 아이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1심 법원은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혼자서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 하더라도 어머니로서 아이를 보호하고 양육할 의무가 있다”면서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아 피해자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살핌과 지원마저 스스로 단절시켰다”고 보고 A씨에게 징역 6년형을 내렸다.

A씨는 산후우울증, 불면증을 앓았고 우울증에 벗어나기 위해 술을 마시다 알콜 의존증이 생겼다며 심신장애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법원은 A씨에게 1심보다 무거운 징역 9년을 선고했다. 2심 법원은 “아동학대치사죄에 대해서는 그 입법취지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함으로써 사회 전체에 경각심을 일깨우고 유사 범죄의 재발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봤다.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