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증시 변동기에 '롱숏펀드' 샀다

최근 몇 년 간 대규모 자금 유출로 고전했던 공모형 롱숏 펀드에 돈이 들어오고 있다. 연초 이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16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체 54개 공모형 롱숏펀드에 연초 이후 438억원이 들어왔다.


업계에서는 공모형 롱숏펀드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2013년 당시 1조원이 넘는 시장을 형성했던 롱숏펀드는 최근 몇년간 자금 이탈이 가속화됐다. 작년 한 해 동안에만 이들 펀드에선 7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올 초 국내외 증시 변동성 확대와 함께 롱숏펀드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별 펀드로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은 상품은 '마이다스책임투자(주식)A'(패밀리 기준)로 연초 이후 324억원이 들어왔다. '미래에셋한일롱숏[자](주혼-파생)C-F'(152억원), '미래에셋밸런스롱숏[자]1(채혼)C-C-I'(13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스마트롱숏70[자]1(주식)C-A'과 '삼성솔루션글로벌알파[자]H(주혼-재간접)-A'에도 각각 109억원씩 들어왔다.

일반적으로 롱숏 전략은 헤지펀드에서 많이 활용하는 전략이다.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수(롱 포지션)하고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도(숏 포지션)하는 방식으로 시장 변동성에 대응,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공모펀드에선 대부분 주식과 채권을 혼합한 형태로 설정되는데 보통 채권을 30~70% 편입해 안정적인 채권 수익을 추구하고 나머지는 롱숏전략으로 추가 수익을 얻는 식으로 운용된다.

국내주식이나 주식 관련 파생상품에 대한 자본차익이 비과세이기 때문에 다른 금융상품 대비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변동장에서 수익률도 선방했다. '에셋플러스해피드림투게더[자]1(주혼)C-A'은 연초 이후 4.09%의 성과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5%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채권 비중이 70%인 '미래에셋스마트롱숏70[자]1(주식)C-A'는 3.25%, 채권 비중 50%인 '미래에셋스마트롱숏50[자]1(주혼)C-A '은 2.69%로 나타났다. 'IBK가치형롱숏40[자](채혼)C-A'는 2.57%로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그동안 큰손들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롱숏 전략'에 일반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아지면서 공모형 롱숏펀드에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 들어 ETF(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모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데 롱숏펀드로는 자금이 들어오면서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연출될지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