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 아마존, 베스트바이 손잡고 스마트TV시장 노린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 /AFPBBNews=뉴스1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은 18일(현지시간) 대형 가전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와 손잡고 자사 스트리밍 셋톱박스(플랫폼)인 ‘파이어TV’를 탑재한 스마트TV를 판매키로 했다. 급성장하는 스마트TV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적과의 동침에 나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날 베스트바이를 통해 올해 여름부터 도시바와 베이스바이 자체 브랜드인 인시그니아의 스마트TV 11개 모델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베스트바이는 자사 오프라인 매장과 웹사이트에서 아마존 파이어TV를 장착한 이들 스마트TV를 판매한다. 또한 아마존 사이트에서도 이들 스마트TV의 독점판매자가 된다.

파이어TV를 탑재한 스마트TV는 아마존의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를 통해 TV를 켜고 프로그램을 검색하는 등 다양한 기능들을 수행할 수 있다. 음성지원 리모컨을 제공하며 가정내 에코 기기로 조정할 수 있다.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뿐 아니라 경쟁업체인 HBO, 넷플릭스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번 제휴는 스마트TV 시장의 급성장으로 두 회사 모두에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두 회사는 밝혔다. 베스트바이는 아마존 온라인 고객에 대한 스마트TV 판매를 독점할 수 있게 됐다. 베스트바이는 아마존 사이트에서 다른 제품은 판매하지 않고 파이어TV만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아마존은 베스트바이 판매망을 통해 스마트TV뿐 아니라 알렉사 등 자사 주요 제품에 대한 잠재고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전자책 킨들과 알렉사 등을 통해 소비자의 가정까지 파고들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온 아마존의 사업전략과 맞닿아있다.

아마존이 이번 제휴를 발판으로 향후 스트리밍 셋톱박스시장의 선두업체인 로크의 추격을 목표로 잡을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내다봤다.

아마존은 2017년부터 엘리먼트라는 무명의 회사와 손잡고 매우 할인된 가격에 파이어TV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아마존은 도시바와 인시그니아 브랜드를 시작으로 제조업체를 확대, 더욱 다양한 크기와 가격의 스마트TV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로쿠는 2014년부터 제조업체들에 자사 스마트TV 소프트웨어를 라이선싱하기 시작, 현재 10개 브랜드의 150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로쿠는 지난해말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5대의 스마트TV 중 한 대가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로쿠도 음성지원 버전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는 아마존과 베이스바이가 경쟁관계로 고려되는 점을 인정하며 “우리가 하는 것은 매우 깊게 통합된 일”이라며 “이는 우리가 서로를 신뢰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휴버트 졸리 베스트바이 CEO는 "이번 협력에서 새로운 것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간 물리적 통합의 깊이"라며서 "두 회사는 유통업체이지만, 또한 생산업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