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는 협상제안 거절 못하지만 TPP 재가입 원치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가입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자신 소유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가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언론이 TPP(에 대한 자신의 입장)를 올바르게 보도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백악관에서 열린 농업지역 주지사 및 의원들과의 만남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게 만일 조건이 호의적이라면 TPP 재가입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 언론들은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갈등 속에 우군 확보차원에서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탈퇴를 선언했던 TPP 재가입으로 정책방향을 선회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자협상에 비해 양자협상이 미국에 유리하기 때문에 자신은 양자협상을 선호한다고 다시금 강조, 내심 미국의 TPP 재가입을 기대하던 아베 총리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TPP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지만, 만일 그들이 우리에게 협상을 제안하면 나는 미국을 대표해 이를 거절할 수 없다”며 “나는 양자협상을 더 좋아한다. 그것이 우리 나라에, 우리 노동자들에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이미 TPP 11개국 중에서 6개국과 협정을 맺었고 나머지 국가들이 요청한다면 그들과도 매우 쉽게 협정을 맺을 수 있다”며 “하지만 그들이 우리가 거절할 수 없는 협정을 제안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우리에게 더 좋다고 생각하며, 나는 TPP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탈퇴에도 일본,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칠레,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11개국은 지난달 8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TPP 대신에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정식 출범시켰다. 2019년 초 공식 발효한다는 목표다.

CPTPP는 인구 5억명에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2.9%, 교역량의 14.9%를 차지한다. 미국이 복귀할 경우 GDP 비중은 37%로 세계 최대의 경제블록이 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미래 어떤 시점에 알루미늄과 철강 관세를 면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현재 우리는 엄청난 무역적자를 갖고 있다"며 "일본은 수백만대의 자동차를 미국에 보내고 우리는 사실상 세금을 물리지 않고 있지만, 우리는 무역장벽과 다른 많은 것들 때문에 많은 물건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대미무역흑자 축소라는 이슈가 선결되지 않으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부과에서 일본을 면제시켜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