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KW 인수 앞둔 LG전자…VC사업본부 핵심 R&D 인력 충원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작년 7월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LG전자 부스 입구에 전시된 전기차 솔루션/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90,800원 ▲200 +0.22%)가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업체 'ZKW' 인수에 앞서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을 맡고 있는 VC사업본부의 대규모 R&D(연구·개발) 인력 충원에 나섰다.

VC사업본부가 최근 2년간 뽑은 경력직 중 최대 수준으로,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와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전장사업의 핵심기술 분야가 대상이다.

업계에선 LG전자가 ZKW를 인수한 이후 VC사업본부와 즉각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R&D 인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VC사업본부는 이달 말까지 △ADAS △HUD △optical bonding(광학 본딩) △디스플레이(POLED·OLED·LCD) △모터 분야에서 R&D 경력을 뽑는다.

VC사업본부는 그동안 수시로 R&D 인력을 뽑아왔다. 총 5개 분야에 걸쳐 경력직 채용에 나선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며, 수십 명 수준이 될 전망이다.

VC사업본부가 이번에 충원하는 분야는 업계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인정받는 사업분야다. LG전자는 지난해 6월 메르세데스-벤츠에 자율주행용 카메라 시스템을 공급한데 이어 12월엔 국내 최초로 LTE(롱텀에볼루션) 기반 ADAS 기술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LG전자는 현재 ZKW 인수·합병(M&A)과 관련해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M&A 금액은 LG그룹의 M&A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1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차량용 조명 시장은 ZKW와 SL코퍼레이션, 이치코 등 3개사로 압축되는 만큼 만약 LG전자가 ZKW 인수에 성공할 경우 VC사업본부의 일대 변환이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ZKW는 메르세데스-벤츠 외에도 BMW,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장사업 중에서도 핵심기술로 평가받는 ADAS와 HUD, 디스플레이 등의 R&D 인력을 충원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VC사업본부의 전체 직원 규모는 4000명 초반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VC사업본부는 지난해 63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매출액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다소 덩치를 키운 VC사업본부가 ZKW 인수 이후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를 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