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3세 승계 속도…정유경 사장 SI 개인 최대주주

(왼쪽부터)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사진=머니투데이 DB

신세계그룹 총수 일가의 3세 후계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낸다. 지난 2015년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의 '남매경영' 체제가 갖춰진데 이어 지분 정리가 본격화 됐다. 정 부회장이 이마트를 중심으로 복합쇼핑몰(스타필드)과 식품(신세계푸드) 사업 등을,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백화점과 면세점, 패션사업(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을 맡아 분리하는 구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4일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이 보유한 주식 150만주를 딸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에게 증여했다고 밝혔다. 이날 신세계인터내셔날 종가(12만7000원) 기준 증여액 규모는 1905억원 수준이다. 정 명예회장의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은 종전 21.68%에서 0.68%로, 정 총괄사장의 지분은 0.43%에서 21.44%로 바뀌었다.


정 총괄 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 1대 주주는 지분 45.76%(326만7440주)를 보유한 ㈜신세계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증여는 정 총괄사장 취임 3년차를 맞아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며 "증여세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개인이 납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증여는 2015년 연말 인사를 통해 남매의 분리 경영 체제를 공식화 한 이후 오너 일가의 첫 지분 변화다. 정 총괄사장이 처음으로 신세계그룹 계열사의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오빠인 정 부회장은 광주신세계 최대주주다.

정 부회장은 1995년, 정 총괄사장은 1996년 각각 경영수업을 시작했지만 당시 그룹 지배력은 미미했다. 이마트 분할 이전인 1997년말 기준 정 부회장과 정 사장의 ㈜신세계 지분율은 각각 1.55%, 0.97% 수준이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1998년 장남인 정 부회장에게 ㈜신세계 지분 50만주를 증여한 것이 후계 승계 신호탄이었다.


이후 2006년 또 한번 승계 플랜이 가동됐다. 정 명예회장은 보유 중이던 ㈜신세계 지분 7.81%(147만4571주)를 남매에게 전량 증여했다. 4.4%(84만주)는 정 부회장에게, 나머지 3.4%(63만 4571주)는 정 총괄사장에게 물려줬다. 남매 모두 증여세를 ㈜신세계 지분으로 대납하면서 최종 지분율은 정 부회장 7.32%, 정 총괄사장 2.51%로 다소 낮아졌다.

신세계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작업은 2011년 ㈜신세계의 대형마트 부문인 이마트를 인적분할하면서 방향이 잡혔다. 2016년에는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지분을 교환해 경영과 소유 일원화 작업에 나섰다. 정 부회장이 ㈜신세계 지분 72만203주를 정 총괄사장에게 팔았고, 반대로 정 총괄사장은 이마트 지분 70만1203주를 정 부회장에게 넘겼다. 지분 맞교환으로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과 정 총괄사장의 신세계 지분은 각각 9.83%로 늘었다.

업계는 남매의 어머니이자 ㈜신세계, 이마트 개인 최대주주인 이 회장의 지분 증여 작업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계열 분리 구도가 확실한 만큼 남매가 각각 이끌고 있는 계열사 지분을 더 늘리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마트는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다양한 유통 계열사와 신세계푸드, 신세계건설, 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조선호텔 등을 거느리고 있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면세점 외에 패션업체인 신세계인터내셔날·신세계톰보이, 화장품 업체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 등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