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6년만의 적자…중국 공습에 OLED 비상경영

LG디스플레이 (10,550원 ▲170 +1.64%)가 6년 만에 분기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중국발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하락이 실적악화에 직격탄이 됐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시장으로 꼽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전환으로 중장기 수익성을 잡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지만 OLED 사업이 아직도 적자 신세라는 게 문제다.

LG디스플레이는 25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실적공시에서 1분기 영업손실이 98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2012년 1분기 이후 6년 만의 적자다. 1분기 매출액은 5조67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48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경영환경이 빠르게 악화하면서 시장에서도 일찌감치 적자실적이 예상됐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쇼크'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시장 예상치는 매출 5조9849억원, 영업손실 506억원, 순손실 305억원이었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의 공세로 LG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의 90%에 달하는 LCD 패널 가격이 약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LG디스플레이의 출하면적(m)당 판가는 1분기 522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지난해 1분기(608달러)보다 14% 이상 하락했다.

BOE와 CHOT 등 중국업체의 2분기 신규 라인 가동을 앞두고 대기수요가 늘면서 LCD 패널 출하까지 줄었다. 1분기 출하 순면적은 1008만㎡로 지난해 4분기(1104㎡)보다 8.7%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시장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내달 중국 광저우 OLED 8.5세대 공장에 장비를 발주하는 데 이어 기존 LCD 공장을 OLED 설비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에서 "필요할 경우 국내 LCD 공장을 OLED 공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OLED로의 사업전환이라는 전략적 기조에서 선택적 역량을 집중할 부분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OLED 패널 사업의 수익성이다. 올해 안에 OLED 사업 흑자전환이라는 목표를 세웠지만 상황이 만만치 않다. 1분기 적자실적을 두고 'OLED 보릿고개'라는 얘기가 나온다. OLED 패널 적자 규모는 2016년 8000억원대, 지난해 4000억원대로 알려졌다.

LCD 시장에서 다시 수익 규모를 늘릴 가능성도 높지 않다. 중국 디스플레이업계가 10세대 이상의 초대형 LCD 패널 공장을 잇따라 세우면서 글로벌 LCD 시장 주도권은 한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간 상태다. 중국의 10세대 LCD 패널 공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화되면서 LCD 패널 가격 반등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시장에선 2분기 적자폭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BOE를 필두로 중국에서 양산되는 대형 TV 패널의 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LG디스플레이 수익성이 급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OLED 고객사가 올해 15곳으로 확대될 예정"이라며 "올레드 TV 패널 수익성은 올해 하반기 영업흑자, 내년 연간 흑자를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