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트럼프, 주한미군 감축준비 지시" vs 백악관·청와대 "오보"(종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월 중으로 예상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주한미군 감축 방안을 준비하라고 미 국방부에 명령했다고 뉴욕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백악관과 청와대는 곧바로 이 보도에 대해 오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국방부도 주한미국 감축과 관련 어떤 말도 들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이날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 소식통들은 "주한미국 감축은 북한 핵무기에 대한 김 위원장과의 대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카드로 의도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남북한간 평화조약은 한반도에 현재 주둔 중인 미국 2만3500명의 필요성을 축소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주한미군 유지비용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고 있고, 수십년간의 주한미군 주둔이 북한의 핵위협을 막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주한미군 철수를 결심해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지시가 한국과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협상용 발언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은 현재 올해말 종료되는 한미간 협상에 따라 주한미군 방위비의 절반에 해당하는 연간 8억 달러 이상을 분담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 주둔에 필요한 전체비용을 지불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국방부와 다른 기관의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당황해 하고 있다고 신문은 밝혔다. 미국이 북한과 위험한 핵협상을 시작하는 상황에서 주한미군의 감축은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고, 일본의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관리들은 전면적인 철수 가능성은 없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 또는 부분 감축 중에서 어떤 방안을 추구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절했다. 하지만 이 관리들은 북한과의 갑작스런 외교적인 대화분위기와 상관없이 주한미군의 규모와 구성에 대한 재고는 이미 이뤄졌어야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장관은 지난달 27일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미국이 한반도에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느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은 먼저 동맹과의 협상에서, 물론 북한과의 협상에서도 우리가 논의할 이슈의 일부”라면서도 “그 절차를 따라 협상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한 전제나 추정은 하지 않도록 하자"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데이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매티스 장관의 이 발언에 대해 “매티스 장관은 지난주 우리가 본 것에 의해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의 임무는 동일하게 남아있고, 우리의 자세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주한미군 철수 명령을 내리려는 것을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막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국방부는 그에 대한 어떤 말도 들은 바 없다"며 주한미군 철수설을 일축했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와 관련, 백악관 핵심 관계자와 통화한 뒤 "NYT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