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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재우는 '스승님'…"무기력합니다"

교권침해 5년새 2.5배↑, 명예퇴직 주요사유…"괜히 나서지 말자" 자조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입력 : 2018.05.15 03:30|조회 : 7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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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재우는 '스승님'…"무기력합니다"

"책 펴라." 지난 3일 오후, 서울시내 한 중학교 교실에 김모 교사(47)가 들어섰다. 국어 수업시간이었다. 반에 있던 학생은 35명 남짓.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학생 1명이 책상에 엎드렸다. 20분이 되자 같은 모습을 한 학생이 6~7명으로 늘었다. 김 교사의 시선이 그들에게 잠시 머물렀다. 하지만 제재는 안 했다. 그럴 때면 열심히 듣는 학생 1~2명에게 시선을 고정한다. 자는 학생은 일종의 교실 배경이라 생각한다. 터득한 '노하우'다.

그도 한때는 '열혈 교사'였다. 자는 학생들을 일일이 깨워가며 발바닥을 때렸다. 체벌이 금지된 뒤에도 학생들에게 일일이 잔소리하며 일으켰다. 무관심은 교사의 도리가 아니라 생각했다. 그러던 3년 전 어느 날, 한 사건이 터졌다. 상습적으로 잠자던 학생을 깨웠더니, "아이 XX"이란 욕이 돌아왔다. 다시 엎드린 학생의 모습에 말문이 막혔다.

몇 가지 일련의 사건과 제재, 학부모들의 항의를 겪고 난 뒤 김 교사는 변했다. 스스로 20여 년간 짊어졌던 '스승'의 짐을 내려놓았다. 이후부터 기계적으로 수업하고, 기계적으로 나간다. 그는 "선생은 무슨, 45분(1교시)만 채우면 그만"이라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무기력한 교사들이 늘고 있다. 잇따른 '교권 침해'에 지쳐서다. 처음엔 교사를 무시했고 이어 반말을 하던 학생들은 이제 교사를 때리기까지 한다. 자녀를 바로잡아야 할 학부모들은 옹호를 넘어 교사를 공격하기도 한다. 바로잡을 수단도 없다. 체벌도, 벌점도 모두 잃었다. 이에 교사들은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교권을 외치며 희망을 잡던 교사들이 줄고, '포기'의 길로 들어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



'교권 침해' 매년 4715건, 10년 새 2.5배↑



과거 교권(敎權)은 전문적 지식을 갖춘 교사가 권위를 인정받고, 업무에서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않으며, 신분상의 보장을 주장하는 권리 등으로 폭넓게 해석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교원의 정상적인 교육 활동을 침해하는 행위'로 정의가 좁아졌다. 교권침해가 그만큼 심각해졌다는 뜻이다.

9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교사를 폭행·성희롱하는 등 학생·학부모의 교권 침해는 2만3576건에 달했다. 연평균 4715건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교총)에 접수·상담 되는 교권침해 건수도 2007년 204건에서 지난해 508건으로 2.5배가량 늘었다.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267건(52.56%)으로 가장 많고, 학생(60건·11.81%)이 그다음이다.
학생들 재우는 '스승님'…"무기력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발표한 교육 활동 침해현황을 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학생이 교사에게 폭언·욕설을 한 것이 2386건이었다. 수업 진행 방해는 747건, 성희롱은 122건이었다. 그런데도 피해를 본 교사 중 81.8%(3241건)는 아무런 조치를 받지 못했다. 가해 학생 중 28%(1080건)는 출석정지, 21%(824건)는 교내봉사 처분을 받았다.



학생 나무라자 '주먹질', 학부모는 '고소'까지



사례를 보면 심각성이 더 잘 드러난다. 한국교총에 따르면 지난해 5월 A 초등학교에서 B 교사가 5학년인 C학생에게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주자 "수업과 관련된 말만 하는 건데 뭘 그러시냐"고 교사를 노려봤다. 이에 B교사가 훈육을 하자 "너!"라고 소리치며 달려들어 오른손 주먹으로 얼굴과 입 주변을 두 차례 때렸다. B 교사는 입술 주위에 전치 2주의 타박상과 치아에 금이 가는 상해를 입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세로 심한 우울증에도 시달렸다. 하지만 C학생의 어머니는 사과 문자 한 통만 보냈고, B 교사가 제자를 고소했다는 허위사실을 퍼트렸다. 이에 B 교사는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학부모가 사과하고 1500만원을 배상토록 조정을 성립시켰다.

같은 해 D 고등학교에서는 컴퓨터 실습 도중 E 학생의 학부모가 F 교사를 고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E 학생이 수업시간에 교사용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자 F교사가 그의 목덜미 뒤를 치며 마이크를 뺏고 제지했다. 그러자 E 학생은 "어, 아픈데?" "이거 세게 때리는데?"하고 빈정대며 반항을 했다. 재차 혼내자 E 학생은 교실을 나가버렸다. 며칠 뒤 E 학생의 어머니가 학교를 찾아와 "네가 선생이냐?" "깡패 아니야?"라고 거친 말을 쏟아낸 뒤 경찰에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고소를 했다. 지방법원에서는 E 교사에 대해 최종적으로 불처분 결정을 내렸다.
스승의날인 지난해 5월15일 재량휴업에 들어간 대전 중구 한 고등학교에서 텅 빈 교실을 찾은 한 교사가 교실을 걷고 있다./사진=뉴스1
스승의날인 지난해 5월15일 재량휴업에 들어간 대전 중구 한 고등학교에서 텅 빈 교실을 찾은 한 교사가 교실을 걷고 있다./사진=뉴스1

이를 바라보는 교사들은 무기력하다. 서울시내 한 사립 고등학교서 10년째 영어 교사로 재직 중인 최모 교사(35)는 "매년 달라지는 학생들을 보면서 지도하는 게 점점 힘이 부친다는 생각이 든다"며 "괜히 나서지 말고 방치하라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학교에서 한문을 가르치는 이모 교사(36)도 "수업 분위기 해치지 말라고 했더니 '내 돈 내고 내가 듣는데 네가 뭔 상관이냐'며 교실 문 닫고 나갔다"며 "담배 피우고 술 마셔도 기껏해야 사회봉사 정도다. 학생들을 제어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교사를 그만두는 것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김성기·황준성 교수의 '초·중등교원의 명예퇴직 사유 연구(2012년)'에 따르면 전체 371건 중 50.9%(189건)가 '교직 업무 곤란도 문제'를 이유로 꼽았다. 명예퇴직 기타 이유(92건)에서도 30%는 '학생과의 문제', 17%는 '교권 실추', 11%는 '정체성 위기' 등을 꼽았다.



"헌법에 '교권' 명시" 움직임…전문가 "교사 인정하는 것이 대전제"



이에 교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한국교총은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헌법 제31조6항에 '교권'을 넣어 명문화하자고 주장하며 20만 서명 운동을 진행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일 '2018 교원 교육 활동 보호 계획'을 발표해 교권침해 학생 등의 학교 출입을 제한하고, 교권 침해 학생 보호자가 특별교육·심리치료에 참여하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을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교권을 보호하는 해외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미국 위스콘신주에서는 교사의 교권이 침해당하면 교사단체가 교사와 함께 민사소송을 제기한다. 이와 함께 교사 보호를 위해 법원에 가해 학생으로부터의 '임시 접근금지 명령'을 요구한다. 이 명령을 받은 학생은 교사로부터 15m 이상 접근할 수 없다. 중국은 교육법 제35조에서 "교원을 모욕하거나 구타하면 행정처분을 하고, 손실을 끼치면 손실 배상을, 범죄를 저지를 경우 형사책임을 추궁한다"고 명시해뒀다.

전문가들은 교사들에 대해 인정하는 게 가장 큰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철균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한국 교사들이 다른 나라보다 역량도 있고 헌신적인 것이 큰 장점인데, 이들의 이상·역할을 인정을 못 받아 열심히 하는 보람을 못 느낀다"며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교사들의 정신노동이 상당히 심하기 때문에 교원치유지원센터 등을 늘려 소진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제도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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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서주우유  | 2018.05.15 12:57

교권이 무너진것이 마치 몰상식한 학생과 학부형때문 이라고 생각 하는 듯 한데 선생님들이 선생님 다워야 존경심이 생기고 존중 받는 것 아닐까 ? 촌지 받고 다른학생 성적 고쳐주고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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