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한성숙 대표 "네이버, 뉴스편집 '손뗀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네이버파트너스퀘어에서 열린 '네이버 뉴스 및 댓글 개선 기자간담회'에서 개선방안 발표를 마친 뒤 자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최근 불거진 뉴스 댓글 조작 논란과 관련, 뉴스 편집에서 손을 떼겠다는 개선책을 내놨다. 뉴스 댓글 허용, 정렬방식 등 결정권을 개별 언론사에 넘기고, '아웃링크'(언론사 홈페이지에서 뉴스를 연결해주는 방식) 전환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9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역삼에서 열린 '네이버 뉴스 및 댓글 개선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는 뉴스 편집 방식을 버리고 공간과 기술만 제공하는 역할로 물러나겠다"며 "네이버 본연의 모습인 정보와 기술 플랫폼에서 새로운 답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웃링크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며 "일괄적 아웃링크 도입은 어렵지만, 언론사와 개별 협의를 통해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 대표와 일문일답.

-뉴스 및 댓글 서비스에 대대적인 개선책을 내놓게 된 배경과 취지에 대해 알려 달라.
▶그동안 뉴스, 실시간검색어(이하 실검)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사용자 나이와 성별, 성향과 상관없이 동일한 뉴스, 실검을 봐야 하는 문제에 대해 오랜 기간 고민했다. 당장 어려운 결정이기 하지만, 이번에 여러 가지 문제를 내려놓지 않으면 네이버의 발전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부터 다시 한 번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안을 내놓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

-AI(인공지능) 기술 기반 '뉴스피드판'의 경우 오히려 콘텐츠 편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한 의견과 대응 방안은?
▶AI 뉴스 추천의 경우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내용과 함께 보완적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하나의 (콘텐츠) 제안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언론사 편집 내용을 가장 먼저 보여주고, 보조적으로 개인 취향에 맞는 뉴스 추천을 제공하는 방식을 시도해야 한다. 회사 경쟁력 차원에서 필요한 시도다. 어떤 방식의 AI 배열이 가장 바람직한지에 대해 연구를 지속하고, AI 알고리즘을 검증위원회 통해 전부 다 공개하겠다.


-뉴스가 빠지는 모바일 첫 화면은 어떻게 바뀌나.
▶아직 정하지 못했다. 과연 검색 중심이 뭔지, 구글처럼 검색창만 있는 게 맞는 건지 등 여러 가지 고민을 처음부터 해야 한다. 7~8년 전 네이버 모바일을 기획했던 것처럼 바람직한 구조에 대해 고민하겠다.

-아웃링크 가이드라인은 어떻게, 언제쯤 마련되나.
▶아웃링크에 대한 유저 불편과 불만 등 여러 의견이 있다. 아웃링크 가이드라인을 잘 만들어 좋은 가치를 줄 수 있다면 언론사와 네이버가 상생할 수 있다. 아직은 가이드라인을 언제 낼 건지 밝히기 어렵다. 좀 더 고민을 구체화해야 한다.

-이번 개선책으로 네이버 트래픽,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지.
▶트래픽, 수익성 변화 예측은 어렵다. 지금까지 하지 않은 방식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보다 늘어나는 구조가 되긴 어려울 것 같다. 그렇지만 사용자가 원하는 구조를 찾아내고, 네이버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이 방향이 좋은 구조라고 본다.

-국내외 경쟁구도에 미칠 영향은?
▶예측하기 어렵다. 지난 몇 년간 네이버에서 이뤄졌던 습관을 바꾸는 문제이고, 이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벌어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본 사업과 관계 없는 영역, 이슈에 대해 한 번 끊고, 우리가 해야 할 중요한 일에 집중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가져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네이버가 사기업인데도 개별 서비스에 대한 정치권, 언론, 사용자 등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굉장히 많은 사용자들이 쓰는 플랫폼 사용자가 겪어야 할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한다. 네이버 안에서 많은 사업과 정보 검색이 이뤄지기 때문에 불만 표출은 당연하다. 우리가 성공하려면 갈등을 조정하고 좋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게 우리의 경쟁력일 것. 이번에 잘 못한다면 플랫폼 사업자로 더 좋은 모습을 가져가지 못할 것이다. 더 많은 협력하고,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뉴스 및 댓글 개선책이 모바일에 집중됐는데, PC의 경우 어떻게 바꿀 건지.
▶우선 모바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모바일 메인 개정(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는 조치)한 이후 PC에 대해서도 고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