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못한 숏리스트...대우건설 사장 '또 낙하산 논란'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대우건설 본사 빌딩 앞. /사진제공=뉴시스

대우건설 (3,675원 0.00%) 신임 사장 공모 절차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새로운 인물들이 후보군에 올랐다. 노조는 특정 후보 반대 성명을 내는 등 최종 선임을 앞두고 논란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18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이날 김형 전 삼성물산 부사장, 이석 전 삼성물산 부사장, 양희선 전 두산건설 사장, 현동호 전 대우조선해양건설 사장 등 4명 후보자에 대한 최종 면접을 진행했다.

사추위는 지난달 초부터 신임사장 공모를 진행했지만, 후보자나 추천위원 명단을 일체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또 다시 정치권과 연계된 ‘낙하산 인사’로 결정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업계 안팎에서 건설업 경력과 경험을 고려해 다양한 인물이 후보로 거론됐고, 이 가운데 회사 조직을 잘 추스를 수 있는 대우건설 내부 출신 전현직 인사가 유력하다는 소문도 돌았다. 하지만 숏리스트에 오른 후보군에 대우건설 출신은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지낸 현동호 전 사장뿐이다.

김형 전 부사장은 2000년대 초반 현대건설 현장소장 근무 당시 광양항 컨테이너 공사 발주와 관련해 공직자에게 뇌물을 공여한 사건에 연루돼 구속 수감된 전력이 있다. 이후 삼성물산 건설부문으로 자리를 옮겼고, 서울지하철 9호선 시공 과정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2014년 사임했다. 대우건설 대주주인 KDB산업은행 지지를 받으며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 전 삼성물산 (151,100원 ▲1,000 +0.67%) 부사장은 2015년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등 해외사업에서 수조원의 손실을 낸 경력이 걸림돌이다. 전날 대우건설 노조는 “S그룹에서 해외손실을 유발시킨 사람이 갑자기 사장 후보로 부상했다”며 반대했다.


업계 일각에선 이들이 ‘대규모 부실책임 유무 등에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자격 요건과 배치되는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희선 전 사장은 재무 분야, 현 전 사장은 주택 분야에 경력이 집중돼 해외건설 분야 전문성이 떨어진다. 향후 대우건설 재매각 추진을 위해 해외사업 정상화가 중요한 점을 고려하면 적임자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박창민 전 사장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대우건설 직원들은 반발하고 나섰고,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회사 재건보다는 사장 자리를 전리품 취급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지난 17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진심으로 대우건설을 위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새로운 리더 △직원들과 소통하며 상호 신뢰를 통해 대우건설을 다시 세울 수 있는 리더 △건설업 침체기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낼 경영 능력이 검증된 리더 △급변하는 남북관계 속에서 북방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리더 △산업은행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리더 등을 신임 사장의 자격 요건으로 꼽았다.

사추위는 늦어도 다음주까지 신임 사장 최종 후보를 결정하고 다음달 중순경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선임을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