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의결권전문위 "현대모비스 의결권 심사 중단"(상보)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배규민 기자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의결권전문위)가 21일 현대모비스의 주주총회 개최 취소 결정에 따라 앞으로 예정된 심사 일정을 모두 중단키로 했다.

현대모비스 이날 임시이사회를 열고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오는 29일로 예정했던 주주총회를 취소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의결권전문위는 이날 오후 첫 회의를 추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대모비스가 주총을 취소했기 때문에 의결권전문위도 회의를 개최할 이유가 사라졌다"며 "새로운 안건이 올라오기 전까지는 의결권전문위 활동은 현 시점부터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연금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인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안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독립기구인 의결권전문위에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의결권 자문을 맡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반대 의견을 권고했으나 일종의 재검증 차원에서 의결권전문위로 위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의 지분 9.82%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사실상 '캐스팅 보트'를 쥔 가운데 자체 판단으로 결단을 내리기에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자체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외부 압력을 받았던 정황이 드러나 홍역을 치른 경험도 이 같은 판단에 영향을 줬다.

의결권전문위는 국민연금의 이해관계를 대표하는 정부·기업·근로자·지역가입자·연구기관 등이 추천한 전문가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정부가 판단하기 부담스러운 의결권을 대신 결정해주는 외곽 조직이다. 상대적으로 외부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워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핵심부품 사업(존속부문)과 모듈·AS(애프터서비스) 부품 사업(분할부문)으로 분할한 뒤 분할 법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해 왔다.

이에 대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를 비롯해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반대' 의결권을 권고하면서 현대차그룹과 정면 대결 양상으로 흘렀다.

현대차그룹의 우호지분은 총 30.17%, 엘리엇을 포함한 외국인 주주의 지분율은 48.57%(4월12일기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