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지배구조개편 제동…정치권 "엘리엇, 투자수익만 고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순환출자해소에 긍정적이라고 평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행동주의 해지펀드 엘리엇 등과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달아 반대의견을 내놓으면서다.

이에대해 정치권은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를 투명화려는 노력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엘리엇 등이 분할·합병을 반대하고 나선 것에 대해서는 "기업의 미래가치 보다는 투자수익의 극대화만을 추구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주주의 권리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의 분할·합병 추진은) 현대차그룹이 자발적으로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지배구조를 투명하게하고 국제적인 표준에 맞도록 개선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엘리엇과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달아 반대 의견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는 "그들의 최우선 목표는 이익의 극대화"라며 "이번 건을 계기로 배당을 압박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신들의 이익극대화를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진복 자유한국당 의원도 "기업의 미래가치를 위해 현대차 그룹이 지배구조개선에 나선 상황인데 엘리엇이 제동을 건 것"이라며 "그들이 반대한다고 그렇게 해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엘리엇이 한국기업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고 기업의 장기가치보다는 단기적 투자수익만을 목표로 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도 주주들의 정당한 권리라며 존중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제민족주의'를 내세울 것이 아니라 현대차가 주주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엘리엇이 우리나라에서 마치 소설 '베니스의 상인' 속 샤일록 처럼 묘사되는데 정치권이든 시장이든 반대의견은 낼 수 있는 것"이라며 "이런 반대의견은 다 건전한 경영판단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 문제가 순환출자구조를 정리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라 경영권 승계와 관련없는 문제라고도 보기도 어렵다"며 " 이 문제가 '경제민족주의'로 흐르면 오히려 '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도 "일각에서 기업의 장기적 발전보다 단기적 투자수익만을 목표로 하는 행태를 막기위해 주식보유기간에 따라 의결권을 차등 지급하는 기업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러한 법안은 국회서 논의되기 힘들 것"이라며 "지금은 현대차가 주주들에게 잘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안점검회의에서 이 사안에대해 지켜보고는 있다"면서도 "개별 기업 이슈에 입장을 낼 부분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29일 예정된 주총을 미루고 지배구조 개편안을 보완·개선해 재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