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ZTE 제제 완화'에 반발… "안보 위험"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중국의 통신기기 제조업체 ZTE(중국명 중화통신). /AFPBBNews=뉴스1

미국이 중국의 통신기기 제조업체 ZTE(중국명 중흥통신)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미국 정계는 제제완화가 '안보 위험'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과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 등 양당 의원들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ZTE 제재 완화를 재고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며 "중국과의 협상에서 안보이익을 해칠 수 있는 양보를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앞서 WSJ는 ZTE가 상당량의 벌금을 지불하고 경영진을 교체하는 등 미국의 요구사항을 수용한다면 미국 당국이 ZTE제재를 완화시킬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ZTE는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통신기기 제조사로, 퀄컴 등 미국 회사에서 핵심 부품을 수입한다. 미국에서도 4번째로 큰 핸드폰 판매회사이지만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대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이란에 휴대폰 부품을 공급했다는 이유로 ZTE를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제재한 바 있다. 이후 ZTE는 파산 위기까지 몰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ZTE에 매길 벌금은 1억달러, 최대 1억3천달러(1조4110억원)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벌금과 별도로 ZTE가 새로운 경영진을 구성하며 미국 제품을 더 많이 사야한다"고 미국의 요구사항을 밝혔다. 중국은 미국의 ZTE 제재 완화 움직임에 농산물 관세 삭제, 자동차 관세 인하 등으로 화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마르코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ZTE는 이란·북한을 원조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받았다"며 "(제재가 풀리며) ZTE가 다시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훔치고 스파이 행위를 재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미국 농부를 대상으로 관세를 매겼다"고 말하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제재는 다른 성격이라고 주장했다.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을 위해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미 상원 은행위원회는 미 의회 승인 없이 ZTE 제재 완화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개정안을 찬성 23, 반대 2로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