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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 겪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

[the300]이견 첨예한 가운데 국회 환노위, 24일 합의 재시도…표결 가능성도 있어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입력 : 2018.05.2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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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 겪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을 두고 국회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를 둘러싼 여야, 노사의 제각각 의견이 드러나면서 합의점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오는 24일 오후 9시에 열릴 고용노동소위에서 정치적 결단을 내리기 위한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앞서 고용노동소위 의원들은 지난 21일 오후부터 다음날(22일) 새벽까지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을 두고 마라톤회의를 진행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당시 소위 안에선 다양한 의견이 분출됐다. 먼저 여야 의원 다수는 현행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상여금(정기상여금) 등을 포함하는 쪽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복리후생적 수당을 포함하는 여부에 대해선 이견이 나타났다. 현금성 숙식비를 포함하는 것을 두고도 내년부터 시행하는 것과 2020년에 도입하는 것 등으로 의견이 갈렸다.

여야 간 논쟁은 최저임금 산입범위의 변화가 노동자의 월급 액수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기본급 157만원(최저임금 적용) △정기상여금 월 30만원 △현금성 숙식비 월 20만원으로 총 207만원을 받는 노동자의 경우 현행법 상 내년 최저임금이 10% 오르면 기본급은 월 173만원으로 오르게 된다. 급여 총액은 223만원이 된다.

만약 정기상여금과 현금성 숙식비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면 이 노동자가 받는 임금은 207만원으로 계산된다. 현 급여만으로도 내년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법 개정에 따라 급여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논의 자체를 국회에서 최저임금위원회로 다시 넘겨야 한다는 주장도 고용노동소위에서 강경하게 나왔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일부 의원들의 입장이었다.

이 같은 주장은 이달 최저임금위 구성원이 새로 교체되면서 비롯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는 최저임금위에 변화가 생겼으니 당사자들이 이 문제를 다시 다루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민노총의 경우 지난 21일 국회 앞 농성 등을 통해 해당 주장을 피력했다. 김경자 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고용노동소위 현장 앞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설전도 벌였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양대노총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까지 최저임금위로 논의를 넘기자고 합의했다"며 "시간을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는 "지난해부터 기다렸지만 결론을 못 내렸으니 이제 국회에서 해야 한다"며 "민주노총이 고집불통"이라고 일갈했다.

대화가 무위로 끝나자 민노총은 고용노동소위가 진행 중이던 22일 새벽 향후 사회적 대화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고용노동소위가 다시 열리는 24일에도 국회 앞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노총 역시 2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국회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의를 반대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경영계 내부에서도 개정안 세부 내용에 대한 이견이 나타났다. 경총은 현재 논의된 개정안으로는 산입범위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회의 논의는 존중하되, 그 과정에서 기업의 현실을 반영해달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경총 고위관계자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대한 우려는 계속 제시해왔다"며 "해당 논의는 국회에서 매듭지어달라"고 당부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정기상여금과 현금성 숙식비까지 포함한 개정안을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사업주들에게 큰 부담인 최저임금 인상률을 산입범위 개편을 통해 해소해야한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임이자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임이자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스1
각자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붙는 상황에서 여야 의원들은 24일 정치적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두 달 후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결정되면 노사를 둘러싼 후폭풍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20대 국회가 후반기를 맞이하면서 이뤄질 상임위원 교체도 현재 환노위 소속 의원들에게 정치적인 압박으로 다가온다.

환노위 관계자는 "이미 서로 의견을 공유한 만큼 이번 회의는 (여야가) 서로 얼마나 양보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이날 소위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오는 28일에 열릴 본회의에서 법안 처리가 가능해진다.

일각에선 표결을 통한 법안 처리 가능성도 나온다. 그러나 고용노동소위가 지금까지 합의 통과를 원칙으로 삼은 만큼 부담감도 적지는 않다.

환노위 간사인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22일 t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표결 가능성에 대해 "19대 국회에서도 소수의견을 달고 표결을 하는 방식의 처리가 있었으나 이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선 논의를 진전해야 할 것"이라며 "합의를 통해 소위를 통과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또 "만약 최저임금위에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면 이달 중 정리가 불가능하다"며 "오는 6월이면 하반기 국회 원구성을 다시 할텐데 국회서도 최저임금 산입범위 관련 논의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월 국회가 열려있을 때 (해당 과제를) 정리해달라는 각 정당 지도부의 요청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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