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 커플도 '아내'가 집안일 더 많이한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AFPBBNews=뉴스1

게이나 레즈비언 등 동성 커플도 남편과 아내로 역할을 나눠 집안일을 분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반적으로 성(性) 차이에 따라 역할을 나누는 이성 커플보다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가사를 분담해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최근 한 연구 결과 자녀가 생긴 동성 커플은 이성 커플처럼 역할에 따라 집안일을 나눈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모든 집안일을 균등하게 나눈다고 알려진 동성 커플도 부부생활에서는 이성 커플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다만 이성 커플이 '아내는 요리, 남편은 잔디 깎기' 등 고정된 성 역할에 따라 집안일을 나누는 경향이 강하지만, 동성 커플은 효율성에 초점을 맞췄다. 더 높은 급여를 받는 사람이 남편 역할을 자처하고, 상대방은 집안일과 육아 등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결혼 4년 차 동성 부부인 도리안 켄달과 자레드 헌트의 사례는 동성 커플이 어떤 방식으로 가사를 분담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우선 요리하는 것을 싫어하는 도리안은 빨래를 담당한다. 반대로 자레드는 요리를 맡는다.

도리안 자레드 커플은 아이를 입양했는데, 이후 자레드가 일을 그만두고 육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자레드가 육아를 담당하기로 한 배경에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며, 단지 도리안의 임금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모든 결정이 성 역할이 아닌 효율성에 근거한 것이다.

성역할보다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동성 커플의 가사분담 만족도가 이성 커플보다 높게 나왔다. 소통과 합의를 통해 서로의 역할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영국 배스대학 연구진이 미국 현대가족위원회에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부부간의 만족도는 50대50으로 일을 나눴을 때가 아닌 합의를 통해 효율적으로 나눴을 때 더 높았다.

그러나 동성 커플의 가사분담 방식이 이성 커플보다 반드시 옳다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미국 클라크대 심리학과의 애비 골드버그 교수는 "(동성 커플의 부부 생활이) 평등주의적 유토피아는 지나치게 단순화된 생각이며, 현실이 아니다"면서 동성 커플도 이성 커플과 같은 문제들과 씨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게이 커플도 '아내'가 집안일 더 많이한다

동성 커플도 역할 나눠 가사분담…性보다 '효율'에 초점, 만족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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