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블랙리스트 의혹만으로도 법관 독립성 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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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 2017.7.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가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의 조사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사법부 내부로부터의 자정노력을 촉구했다.

변협은 26일 논평을 통해 "사법행정에 대해 비판적인 특정 법관의 성향, 동향, 재산관계 등을 파악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충분히 법관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변협은 "특히 상고법원 도입 등 법원 숙원사업을 위해 재판을 정치권과의 협상카드로 활용하려고 한 정황은 법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꼬집었다.

변현은 "사법부 블랙리스트는 그 의혹만으로 법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흔들고, 사법부의 독립을 해치며 민주주의를 후퇴시킬 우려가 크다"며 "국민의 기본권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사건기록에 파묻혀 성실히 임하는 법관보다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법관들이 요직에 진출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법관을 관료화 시킬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변협은 "사법부는 판결로 말하고 그 판결의 무게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며 "뼈아픈 경험을 통해 외부로부터의 독립뿐만 아니라 사법부 내부로부터의 독립과 스스로의 자정노력으로 사법부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25일 특별조사단이 발표한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전 대법원장 시절 판사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특정 재판과 관련해 담당 법관에게 불이익을 줄 것인지 검토하고, 상고법원 입법 추진을 위해 청와대와 사전 교감을 시도·검토 했다는 의혹 등이 사실로 확인됐다.

다만 특별조사단은 조사결과 드러난 사법행정권 남용 사례는 뚜렷한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해 형사상 조치는 직접 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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