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 1.5% 증가, 선행지수는 3개월 연속 하락(종합)

2018년 4월 산업활동동향/사진=뉴스1

4월 전산업생산이 1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개월 연속 감소세였던 점에 비춰보면 개선됐다. 하지만 앞으로 경기 상황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개월 연속 떨어졌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8년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5% 증가했다. 전산업생산 증가 폭은 2016년 11월(1.6%) 이후 가장 컸다. 4월 광공업생산이 전월보다 3.4% 늘었다. 2016년 4월(3.4%)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반도체 생산이 9.9% 늘었고 자동차 생산도 부품 수요가 늘며 전월 대비 6.7% 증가했다. 다만 자동차 생산은 올해 들어 증가세지만 기여도는 제한적이다. 수출 부진, 파업 영향으로 생산 실적이 저조했던 지난해 말과 비교해 크게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자동차 산업의 회복이 더디고 미약하다고 판단했다.반도체, 자동차를 제외할 경우 광공업생산 증가 폭은 1.9%로 떨어진다.

제조업평균가동률은 전월 대비 2.2%포인트 상승한 72.5%를 기록했다. 제조업평균가동률은 지난 3월 70.3%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버금가는 수준을 보이다 반등했다. 제조업재고는 전월 대비 1.3% 늘었다. 통계청은 중국의 건설장비 교체 주기 도래, 반도체 주문 확대 등에 따라 건설사, 반도체 회사들이 의도적으로 쌓아둔 재고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생산은 전월과 같았다. 도·소매가 2.1% 감소한 반면 금융·보험, 운수·창고는 각각 2.1%, 3.0% 증가했다.

소비와 설비투자는 주춤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4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0% 줄며 4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미세먼지, 주말 폭우로 인해 야외 활동이 줄며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6.0% 떨어진 영향이다. 지난 3월 소비가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3.3% 줄었다. 지난 3월(-7.8%)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다. 항공기 등 운송장비 투자가 17.4% 급감했다. 항공기 수입 증가 폭이 9.1%로 전월(24.3%)보다 축소돼서다.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한 100.0을 기록했다 .3개월 연속 하락세였다. 2016년 9월(100.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하락 폭은 2016년 2월(-0.4포인트) 이후 26개월 만에 최대다.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을 기준으로 경기 팽창·하강으로 나뉘는데 기준점보다 추세가 통계적 의미가 더 크다. 이 지표는 지난해 8월부터 4개월 연속 떨어진 뒤 다시 부진한 모습이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전월보다 0.1포인트 내려 갔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개월 연속 하락한 건 부정적 신호가 맞다”며 “다만 경기 전환 판단은 6개월 연속 하락 또는 상승했을 때 내릴 수 있고 (5월 지표를 보면) 수출 반등, 주식시장 호조 등 긍정적 요인도 있어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산업생산이 개선된 것을 근거로 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경제 전문가들의 시각은 달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 동행·선행지수는 작년 2분기 고점을 찍은 이후 1년 정도 내려가고 있어 심각하다”며 “투자, 소비, 건설 등이 하강 신호를 보내고 있고 하반기에 나빠질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주력산업이 죽을 쑤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규제 완화, R&D(연구개발) 투자 유도 등 경기 후퇴기에 필요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