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에 반하고, 밀착력에 놀랐다…파운데이션의 신세계

나스, 바비브라운, 메이크업포에버, 시세이도가 선보인 스틱 파운데이션 제품/사진제공=각사

막대기, 방망이 등 뜻을 지닌 ‘스틱(stick)’. 등산이나 운동 할 때만 이 기구를 쓰는 것이 아니다. 요즘은 뷰티 시장 히트 공식으로 통한다. 파운데이션부터 선크림, 클렌징까지 딱딱한 스틱 제형으로 만든다.

‘흐르지 않는다’, ‘손에 묻히지 않고 바를 수 있다’, ‘수정 메이크업이 수월하다’, ‘가벼워서 휴대가 간편하다’…. ‘스틱 파데’를 써 본 소비자들이 꼽는 장점이다. 그야말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편리함에 놀라고, 기능에 반한다는 대세 아이템 스틱 파운데이션 체험에 나섰다. 뷰티 마니아들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운 4종을 선택했다.


◇이 제품 써봤어요
△나스 ‘벨벳 매트 파운데이션 스틱’(9g·6만3000원)=이름 그대로 벨벳처럼 부드러우면서도 매트한 피부를 연출해준다. 스틱 파운데이션 최초로 전용 퍼프 ‘터치업 블렌더’를 내장한 것이 특징이다. 좀 더 집중적인 커버가 필요한 곳까지 꼼꼼히 메이크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색상은 모두 20가지.

△바비브라운 ‘스킨 파운데이션 스틱’(9g·6만원)=설립자 바비브라운이 ‘메이크업의 비밀 병기’로 꼽은 제품. 풀메이크업과 터치업 모두 가능하다. 실리카 성분이 빛을 반사해 모공과 잔주름 등 피부 결점을 가려준다. 천연 미네랄 파우더를 함유해 땀과 수분에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색상은 총 15가지.

△메이크업포에버 ‘울트라 HD 스틱 파운데이션’(12.5g·6만원)=‘UHD 화면에 적합한 내추럴 커버’를 콘셉트로 잡았다. 기존 HD보다 4배 더 선명한 ‘4K 카메라’ 테스트를 거친 제품이다. 촉촉하게 발리는 크리미한 텍스처를 자랑하며 답답하고 두꺼운 피부 표현은 지양한다. 색상은 모두 7가지.


△시세이도 ‘UV 프로텍티브 스틱 파운데이션’(9g·3만8000원)=자외선 차단 효과가 두드러지는 제품이다. 주름 예방, 피부톤 유지 등 트리트먼트 기능도 갖췄다. 피부에 얇은 막을 형성해 ‘모공 끼임’이 일어나지 않으며 특수 코팅 파우더가 배합돼있어 얼굴에 물기 없이 스며든다. 색상은 모두 4가지.

◇뷰티 제품 솔직 평가
▷송지유(톤이 밝고 탄력있는 중건성 피부)=커버보다는 자연스럽고 촉촉한 피부 표현이 우선이다. 평소 파운데이션과 프레스드파우더를 사용하고 쿠션 팩트는 거의 쓰지 않는다.

개별 제품 평가에 앞서 기자 3인 모두 스틱 파운데이션의 밀착감에 깜짝 놀랐다는 점을 대표로 밝혀둔다. 파운데이션이 밀리기 시작하는 무더운 날씨, 스틱 파운데이션 하나로 메이크업의 신세계가 열렸다.

나스는 부드러운 질감, 기대 이상의 커버력에 놀랐다. 스틱제품은 매트할 것이라는 선입견도 깨줬다. 오히려 지나치게 부드러워 얼굴에 문지르고 나면 제품 단면이 다소 뭉개진다. 제품 뒷쪽에 블렌더가 내장돼 있어 편리하다.

바비브라운은 바르는 순간 얼굴에 밀착된다. 색감이 자연스러워 화장을 했는지, 안 했는지 까먹을 정도다. 수정 메이크업을 하느라 덧발라도 들뜨거나 뭉치지 않았다. 외출할 때도 웬만해선 화장을 하지 않는 주말마다 이 제품을 발랐다.

메이크업포에버는 커버력이 좋다. 딱딱한 제형인데도 잘 펴 발린다. 얼굴에 광채가 도는 효과도 있다. 지속력은 좀 떨어진다.

시세이도는 명성 그대로다. 쉽게 발리고 자연스럽게 피부에 밀착된다. 자외선에 극도의 공포감이 있는데 이 제품을 바르면 왠지 마음이 편해졌다. 작고 가벼워서 휴대하기에도 그만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점수를 더 준다.

▷박진영(톤은 밝지만 붉은기·착색·모공 고민인 피부)=평소 쿠션 팩트를 애용한다. 커버·지속력이 좋고 수정 메이크업이 편해서다. 스틱 파운데이션은 ‘대형 컨실러 같다’는 선입견 때문에 꺼렸는데 쓰자마자 생각이 달라졌다. 다만 손으로 파운데이션을 펴 발라야 하는 과정이 유쾌하지는 않았다.

나스는 매우 매끄럽게 발린다. 컬러가 원래 피부색인 것처럼 자연스럽고 밀착력도 좋다. 넓은 모공도 촘촘하게 가려준다. 지속력이 좋은 편이지만 오후가 되면 쿠션보다는 다소 번들거렸다.

바비브라운 역시 브랜드 특유의 자연스러운 색감 표현이 가능한 제품이다. 얇고 매끄럽게, 그리고 쫀쫀하게 밀착된다. 다만 지나치게 자연스러운 색감 덕분에(?) 메이크업의 화사함을 기대하긴 어렵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분감이 늘면서 커버력이 무너졌다.

메이크업포에버는 다른 체험 제품보다 다소 매트한 제형이다. 커버력은 확실해 환하게 메이크업 한 느낌이 확실히 들었다. 다만 밀착력이 약해 모공을 촘촘히 채우지는 못했다.

시세이도는 펴 바르는 순간 감촉에 놀랐다. 매끄러운 도자기 피부 연출이 가능하다. 이 제품을 바르면 자연스럽고 생기있는 톤으로 변신했다. 커버력도 훌륭하다. 유분이 많은 피부인데 오후 늦게까지도 메이크업이 무너지지 않았다.

▷양성희(어두운 톤의 건조한 피부)=아침에 5분이라도 더 자고 싶어 메이크업 과정을 최소화 한다. 수분을 보충하는 기초에 신경쓰고 색조 화장은 가볍게. 장기간 쿠션팩트를 사용했는데 변화 욕구가 일던 중 스틱 파운데이션을 만났다.

나스는 자연스러운 커버력을 지녔다. 다만 덧바르면 들뜬다. 손보다는 내장된 블렌더로 두드리듯 문질러 펴바르는 편이 좋다. 색상이 20개나 있는데 밝은 색은 하이라이터로, 어두운 색은 섀딩으로 쓰면서 얼굴의 윤곽을 살려주면 좋을 듯하다.

바비브라운은 유광의 까만 케이스에 금장 테두리가 고급스럽다. 날씬해서 파우치에 넣고 다니기 좋은 것도 장점이다. 다만 다소 뻑뻑하게 발려서 수정용으로 쓰면 화장한 티가 좀 난다. 얇게 발리고 스틱 크기가 작아 눈밑 다크닝을 잡는 등 컨실러처럼 쓰기도 좋다.

메이크업포에버는 건성이지만 어느정도 커버력을 원하는 사람으로서 쓰기 딱 좋다. 부드럽게 발리고 밀착력이 좋아 얼굴에 착 붙는다. 기름기가 아닌 윤기가 흘러 도자기 같은 피부 연출이 가능하다. 뚜껑 중간에 캡이 내장돼있어 위생적인 점도 마음에 든다.

시세이도는 자외선 차단 지수가 높아 선크림을 따로 챙겨 바를 필요가 없다. 수분감이 충분해 쓱쓱 문질러 바르기도 수월하다. 악건성 피부 타입도 충분히 커버 가능. 가벼워서 가지고 다니며 쓰기 좋을 듯.

그래픽=김다나 디자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