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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날]'홍대병'부터 '#안알랴줌'까지… 나만 아는 'Only'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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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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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22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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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국, 'SLOM'하게 산다-③]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아이템·서비스 대신 '나만의' 독특한 소비로 차별화"

[편집자주] 단순하고(Simple)·고급스럽고(Luxury)·유일하고(Only)·의미있게(Meaning)…소비 트렌드가 소유에서 경험, 성능에서 가치로 옮겨가고 있다. 단순한 소비활동을 넘어 자아표현의 수단으로의 진화다. 'SLOM'하게 사는 2018년 대한민국의 소비 문화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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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날]'홍대병'부터 '#안알랴줌'까지… 나만 아는 'Only'를 산다
#2016년 tvN 코미디 프로그램 '콩트 앤 더 시티'에서 개그우먼 장도연씨는 '홍대병' 말기 환자로 등장한다. 그는 "좋아하는 밴드가 있냐"는 질문에 "얘기해도 모를 것"이라고 답한다. 본인의 취향이 다수와는 다른 특이 취향이라고 굳게 믿는 장씨는 헤드폰으로 밴드 혁오의 음악을 즐기다가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혁오를 보고 깜짝 놀란다. "아니, '무한도전'에 혁오가 왜 나오는 거지? 당신들 혁오 노래 '위잉위잉' 알아요? 그거 나만 아는 노래인데!"… 이 콩트는 '나만 안다'고 믿으며 소비하는 이들이 만연한 세상을 비틂으로써 웃음을 이끌어 냈다.


'나만 아는 소비'의 경향성이 거세지고 있다. 10년 전 한정판으로 대표되는 '나만 아는 소비'를 하던 가수 서인영씨는 '나만 아는 소비'의 시초 격이다.

이런 경향성이 특히 거세진건 힙스터(hipster) 열풍과 맞물리면서다. 힙스터는 유행 등 주류를 따르지 않고 대신 자신의 개성이 담긴 패션, 문화를 좇는 부류를 가리킨다. 이들은 반문화적, 자연친화적, 진보적 문화코드를 공유하며 대중 문화를 한걸음씩 앞서간다. 힙스터의 등장과 함께 패션·카페·음식·여행 등의 사진을 올려 이미지를 소비하는 SNS(사회연결망서비스) 인스타그램이 대두하면서 힙스터는 젊은이들이 지향하는 모습이 됐고, '나만 아는 소비'는 젊은이들의 주류 소비 패턴이 됐다.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안알랴줌'을 검색하면 본인만 아는 맛집, 카페, 좋은 곳 등을 찍어 올린 사진들이 나타난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안알랴줌'을 검색하면 본인만 아는 맛집, 카페, 좋은 곳 등을 찍어 올린 사진들이 나타난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힙스터들은 대중적인 것, 누구나 아는 것, 개성적이지 않은 것을 극히 꺼린다. 나만의 독특한 개성을 가장 중요시하기 때문에, 아무리 사랑하던 것이라도 주류 문화가 되면 그 문화를 떠난다. 이런 모습이 잘 반영된 부분은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안알랴줌'이다. 최근 인스타그램에선 멋지고 예쁜 카페, 풍경이 멋진 곳, 미술관, 식당 등의 사진을 올리더라도 위치 태그를 하지 않는 이들이 늘었다. 가게 위치 등 정보를 공유하지 않겠다는 의미의 해시태그 '안알랴줌'은 18일 기준 1만8000여개에 이른다. 장소 태그 '어딘지는 안알랴줌' 역시 인기다. 이처럼 본인이 좋아하는 곳을 뽐내려 SNS상에 공유하면서도 핫해지는 걸 거부하는 이들이 나타나면서 '혐핫신드롬'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최근 봇물 터지듯 생긴 '간판 없는 가게'들도 '나만 아는 소비' 트렌드를 보여준다. 이런 가게들에는 상호명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상호명이 있더라도 간판없이 숨겨져있다. 카페부터 식당, 펍(맥주집)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서울 광희동에 위치한 칵테일바 장프리고를 찾아가려면 과일가게처럼 꾸며진 간판 없는 상점에 들어가 업소용 냉장고 문을 열어야한다. 을지로에 위치한 카페 투피스는 오래된 빌딩 5층에 위치한다. 간판은 없고 창문에 달린 푸른색 깃발만이 카페의 상징이다. 염리동 카페 바닥의 경우는 더욱 재미있다. 반지하에 위치한 카페 문 입구에는 굳게 비밀번호 라커가 걸려있다. 알음알음 비밀번호를 알아내서 가야한다. 이런 가게들은 간판이 없음에도 오히려 더 성황인데, '나만 이곳을 알고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하지만 힙스터들의 '나만 아는 소비'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 특이하고 싶어 개성을 찾지만 그 개성이 유행을 타고 인기를 끌면서 결국 대중적인 문화가 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개성을 찾는다는 힙스터들도 자신들만의 패션 유행을 형성하며 아이러니하게도 본인들만의 뚜렷한 특징을 가지게 된다. △늘어난 티셔츠 △나무꾼처럼 길게 기른 수염 △많은 문신 △에코백 △채식주의 △요가 등은 힙스터들이 즐기는 아이템들이다.

힙스터들의 개성추구 소비행태가 결국 사회문제를 일으킨다는 지적도 있다. 낙후된 구도심이 번성해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그 예다. 힙스터를 비롯 이 같은 문화에 영향을 받은 젊은 세대가 새로운 것, 독특한 것을 추구하면서 이전까지 낙후된 곳들을 도심화 시킨다. 그러면서도 이곳들이 핫한 곳으로 인기를 끌면 흥미를 잃고 또 다시 새로운 곳을 찾아 간다. '나만 아는 소비'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은 서촌, 연남동에 이어 최근 경리단길, 익선동에까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동현 밍글스푼 경영마케팅 대표는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매스아이템이나 매스서비스를 이용하는 대신 나만의 아이템, 나만의 소비를 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나 자신이 다르다고 보여주기 위함이다. 차별화하고 싶은 심리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각에선 이런 심리를 바이럴마케팅에 이용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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