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이 바꾼 풍경… 中·韓 등 금리인상 가능성↓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아시아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인상 시기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스왑 트레이더(외환 거래자)들이 3개월 전보다 중국과 한국, 말레이시아, 대만 등의 금리인상 확률을 낮게 보고 있다"면서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이들 나라가 금리인상 시기를 뒤로 미루거나 오히려 금리를 낮춰 경기 부양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리인상을 미루면 일반적으로 달러 대비 통화 가치가 떨어져 수출 기업에 도움이 된다.

특히 중국과 한국 등은 물가 급등과 외환보유고 부족 등 부작용 위험이 작아 금리 문제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15년 10월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이후 지금까지 4.35%의 정책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당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올해 두 차례나 금리를 올리면서 인민은행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말미암은 경기 둔화 우려로 오히려 시장에 돈을 풀고 있다. 대만도 지난달 21일 기준금리를 1.38%로 유지하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올해 하반기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아시아 중앙은행이 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은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자본 유출 가속으로 경제가 불안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지난달 28일 2년물 국채금리와 정책금리 차이가 280.1bp(1bp=0.01%포인트)까지 벌어지며, 2016년 12월 기록한 고점(299.1bp)에 근접했다. 정책금리가 너무 낮아 곧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도 중앙은행은 지난달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지만, 올해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급등 우려와 달러 대비 루피화 가치가 올해 7% 이상 급락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투자회사 DBS그룹의 채권전문 연구원 유진 레우는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인도·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쌍둥이 적자에 시달리는 나라와 한국·중국 등 외부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는 국가 사이에 선이 그어졌다"고 말했다.

무역전쟁이 바꾼 풍경… 中·韓 등 금리인상 가능성↓

경기 둔화 우려에 아시아 주요국 금리인상 늦출 듯…
인도·인도네시아 등 쌍둥이 적자국은 인상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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