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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사회주의 무상의료 종언'… 격변의 北 의료체계

[북한 속쏙알기(3)-보건의료]①고난의 행군기 이후 '장마당'이 약국… 현대화 몸짓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입력 : 2018.07.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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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지난해 11월 귀순한 북한 병사 몸에서 나온 기생충은 북한 보건의료 실태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오늘날 북한은 의약품 부족으로 감염병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돼 있다. 무상치료제는 기능을 상실한 채 장마당이 의약품 거래의 중심이 된 지 오래다. 북한 보건의료 현황과 남북 보건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살펴봤다.
[MT리포트]'사회주의 무상의료 종언'… 격변의 北 의료체계
서울대 의대 박상민 교수가 2013년 의사 출신을 포함한 북한이탈주민 20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응답자의 69%가 암시장에서 약을 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약이 밀반출되고 유통 단계를 거칠수록 약값이 계속 뛴다고 했다. 약이 귀하고 음성적으로나마 시장이 형성돼 있다는 증언이다. 오늘날 북한 보건의료 시장의 민낯이다.

북한 사회주의헌법 제56조는 '전반적 무상치료제'를 명시했다. 이는 이상적 구호일 뿐 현실은 참혹하다. 약이 부족해 환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다. 국제기구 등으로부터 원조를 받아도 환자에게 가는 물량이 별로 없다. 빼돌려진 의약품은 고가에 팔린다. 북한 무상의료체계는 오래된 풍문처럼 자취를 감췄다.

◇무상의료·호담당구역제… '메디토피아'의 꿈 = 무상의료는 1946년 12월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에서 채택됐다. 초기에는 노동자와 사무원, 부양가족으로 한정됐지만 적용대상이 점차 확대돼 1960년 비로소 전국 모든 인민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호담당구역제'는 북한식 의료복지의 또 다른 자랑거리였다. 1969년 각 시·군에서 시작된 이 제도로 의사는 담당 지역 주민 가정을 연 1~4회 순회하며 치료와 위생 교육을 실시했다.

당시 한국과 비교해도 앞선 체계였다. 이 체계는 1980년대까지 잘 굴러갔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재정악화로 각 방역소와 병원에 대한 의약품 공급이 끊겼다. 의료진에 대한 배급도 부실해졌다. 호담당구역제는 내용 없는 형식 순회에 그쳤고 환자들은 은밀히 대가를 지불하고 치료를 받아야 했다.

경제난은 기아, 무차별적 감염병 창궐을 불러왔다. 이 시절 '고난의 행군'은 북한 의료체계 붕괴의 서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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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당에서 의약품 유통, 무상의료는 옛말" = 북한이탈주민이자 남북한 1호 약사 이혜경씨는 "고난의 행군기는 기존 북한 의료체계 붕괴를 불러온 동시에 북한식 자본주의 현장인 장마당을 불러온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 무렵 북한 의약품 생산라인은 멈췄다. 소련과 동구권 붕괴로 의약품 수입마저 끊겼다. 의약품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의약품은 장마당에서나 구할 수 있었다. 이 구조는 북한의 비공식 보건의료 전달 체계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신희영 서울대 통일의학센터장은 '김정은 시대 북한 보건의료체계 동향' 보고서에서 북한이탈주민 말을 빌어 "병원에서 처방을 해주면 장마당에서 약을 사먹는다. 북한 장마당이 사실은 약국"이라고 기술했다.

개인 자본을 꽤 축적한 '돈주(錢主)'의 등장은 사적 의약품 유통 확장의 분수령이 됐다. 2000년대 들어 돈주들은 의약품공장과 병원 건설에 적극 개입했다. 오늘날 공적 보건의료 체계의 거의 모든 부분이 사적 영역으로 넘어간 상태다. 2010년부터는 대놓고 개인약국이 활성화됐다. 2012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장경제로의 개혁을 선언한 '6·28 신경제관리조치'도 큰 역할을 했다.

김정은 시대, 北 보건의료 재정비 = 김정은이 집권한 2012년부터 북한 보건의료체계는 개혁의 길로 들어섰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먼거리 수술지원체계'나 '먼거리 의료봉사체계' 같은 의료서비스 전산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원격의료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것으로 전해진다.

신희영 센터장은 "북한이 김정은 시대를 맞아 지속적으로 원격의료를 보건의료의 화두로 삼고 있다"며 "의학교육과정에 컴퓨터·전산이 추가된 것과 맥이 닿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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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첫해 유선종양연구소 현지지도, 2016년 류경안과종합병원 건설현장 지도, 2014~2015년 정성제약종합공장 현장지도 등 행보는 그가 보건의료 재건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는 지 보여주는 사례다.

북한은 보건의료 개혁과 투자를 위한 자본 동원에 근본적 한계를 안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외부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북한 제약공장에서 필수의약품을 자체 생산할 수 있도록 기술지원사업을 벌인 건 좋은 예다.

김진숙 보건복지부 남북협력TF 팀장은 2012년 논문 '북한 의약품정책의 특징과 한계 분석'에서 "남한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필수의약품을 중심으로 한 대북지원을 확대하면서 북한 스스로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제약분야 역량 개발 프로그램에 본격적인 협의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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