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朴에 청탁 상상할 수 없는 일…뇌물 혐의 억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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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7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7.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66)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3)이 국정농단 항소심 마지막을 앞두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 심리로 9일 열린 피고인 신문에서 신 회장은 "그룹 현안에 대한 대가로 돈을 내는 일은 추호도 한 적이 없고, 그럴 수 없는 일"이라며 "재판부가 억울함을 들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신 회장은 "2015년 경영분쟁이 시작되면서 많은 비난을 받으면서 일본기업 논란까지 겪었다"며 "저도 당시 롯데그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그룹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면세점이 심사에서 탈락하고, 경쟁력이나 경험이 없는 기업이 면허를 취득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며 "경영분쟁의 여파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2015년 하반기에 여러 인사를 만나면서 경영분쟁 등에 대해 해명했고, 저에 대한 이미지 개선노력을 했다"며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의 미팅과 이런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 전 수석이 전화 통화로 '대통령이 만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며 "박 전 대통령이 회장직을 그만두라고 말할까봐 걱정했다. 당시는 해임될 가능성이 있었고, 안 전 수석을 만난 후에 박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 전 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경영분쟁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는 것도 있었지만 박 전 대통령이 롯데그룹이나 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다"며 "그 자리에서 다시 한번 박 전 대통령이 만나고 싶어한다고 들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전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에 대해서는 "경영분쟁이 일단락됐으므로 더이상 시끄럽게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가져온 PT 자료로 평창동계올림픽을 이용한 경제활성화에 대해 설명하고, 부산창조경제혁신세터에도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스포츠에 대한 지원을 당부하고 국가적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해서 '되도록 협조하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청탁의 대가로 뇌물을 준 혐의로 재판을 받고 법정구속까지 돼 억울하기도 하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에게 면세점 면허를 재취득하게 해달라고 말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이라는 존재는 기업인에게 두렵고, 힘이 센 최고권력자이기 때문에 면담 자리에서 요청을 받으면 (지원)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신 회장의 국정농단 사건과 경영비리 사건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의 국정농단 항소심에 대한 검찰의 구형과 변호인단의 최후변론 등 절차는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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