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최정우 포스코 회장 내정자 고발건 '경찰 수사지휘'

시민단체들이 최정우 포스코 회장 내정자(61)를 횡령 방조와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검찰이 경찰로 내려보내고 수사지휘에 들어갔다. 지난달 23일 포스코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낙점된 최 내정자는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통해 포스코 회장에 공식 취임한다.

18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은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와 바름정의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이 지난 9일 최 내정자를 업무상 횡령 방조, 배임,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위반 등의로 고발한 사건을 최근 송파경찰서로 보내 수사토록 했다.


시민단체들은 검찰에 낸 고발장에서 최 내정자가 포스코건설의 경영재무실장으로 근무할 당시 포스코건설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베트남 고속도로 건설 과정에서 385만달러(약 43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특정 회사에 베트남 도로공사의 하도급을 준 것을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시민단체는 최 내정자가 2013년 포스코 감사실장으로 근무하며 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그룹 차원의 감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비리를 확인하고도 묵인했다며 이는 업무상 횡령 범행의 공범 내지 방조범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밖에도 포스코가 2011년쯤 호주 로이힐 철광석 광산에 투자하기로 결정할 당시 최 내정자가 감사실장의 직위에서 비위 사실을 적발하고 통제해야 할 책무가 있음에도 투자가치가 낮아 투자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객관적 자료들을 은폐하고 무리하게 투자를 강행하도록 묵인하는 등 배임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시민단체는 로이힐 광산 투자 실패로 수천억원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자 당시 포스코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최 내정자가 이를 공시할 의무를 저버리고 회계에 반영하지 않는 등 분식회계를 했다며 이는 외감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최 내정자가 2014년 포스코 감사실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포스코가 협력사에게 잔고증명서 위조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포스코는 이 같은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감사실장은 일이 터지면 특정 사안을 두고 검사를 할 뿐 사전 감사는 공기업일 때나 가능한 얘기"라며 "시민단체가 제기하고 있는 의혹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이 같은 주장을 한 이들을 이미 무고죄로 고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