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0일짜리 철강 수입제한 韓 영향 제한적

유럽연합(EU)의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잠정조치 발효로 포스코 (394,000원 ▲1,500 +0.38%)와 현대제철 (31,600원 ▲150 +0.48%) 등 국내 철강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EU 수출 비중이 낮은 데다 잠정안이 특정 국가만을 겨냥한 조치가 아니어서 직접적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EU 수출량이 많은 인도와 터키, 중국 등 철강 물량이 EU를 피해 한국의 주요 시장인 아시아로 흘러들어올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EU는 이날부터 23개 철강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잠정 발동하기로 했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제품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업계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때 수입을 규제하는 조치다. 미국의 철강 보호무역에 따라 미국으로 수출되던 물량이 EU로 유입돼 발생할 피해를 막겠다는 포석이다.

이번 조치는 세이프가드 최종 결정까지 최장 200일간 유지된다. 최근 3년(2015~2017년) EU로 수입된 23개 철강 품목의 연평균 물량에는 무관세를 적용하되 이를 넘어선 물량부터는 25% 관세를 부과한다. 국가별 쿼터가 아닌 글로벌 쿼터인 셈이다.


국내 업계에서는 이번 잠정 조치에 따른 영향은 일단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EU 수출 비중이 낮은 데다 과거 평균 물량을 넘어서는 부분에만 국가별 차등 없이 동일 관세가 적용돼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은 EU의 4위 철강수출 대상국으로 지난해 기준 전체 수출물량은 330만톤, 금액으로는 29억달러(약 3조3000억원) 수준이다. 철강업계는 330만톤 중 75% 가량을 포스코와 현대제철 물량으로 추산하는데, 양사 전체 판매량에서 EU 수출물량은 4% 수준이다.

A철강사 관계자는 "판매 비중 4% 수준에서 평년보다 수출이 늘어나는 부분에만 타 국가와 동일하게 관세가 적용된다"며 "게다가 28개 조사품목 중 열연, 냉연강판 및 봉형강 등 23개 품목에만 적용되는 것이어서 이번 잠정조치에 따른 직접적 피해 수준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업계가 EU 외 다른 지역에서 간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U의 1~3위 수출대상국인 인도와 터키, 중국 물량이 이번 잠정 조치를 피해 아시아 지역으로 유입돼 역내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EU 철강 수입에서 3국이 차지한 비중은 약 42%. 한국은 12% 수준이다. 아시아는 포스코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수출 물량 50% 가량이 쏠린 주요 시장이다.

B철강사 관계자는 "EU는 내년 초까지 세이프가드 최종 조치를 발동할 예정"이라며 "최종 조치 단계에서는 국가별 쿼터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