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공급업체에 "현금 반환해라"…유동성 우려 커져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AFPBBNews=뉴스1

테슬라가 부품 공급업체에 현금 반환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회사의 현금 유동성 악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검토한 메모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주 회사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공급업체에 2016년부터 지급한 거래금의 일부를 반환할 것을 요청했다. 일종의 '환불'을 요구한 것이다.

WSJ는 해당 메모는 테슬라 글로벌 조달 관리자가 공급업체에 보낸 것이며 회사가 기업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현금 반환이 꼭 필요하다는 내용이 적혀있다고 보도했다. 또 테슬라 측은 이러한 조치가 회사와 공급업체의 동반 성장을 위해 장기적으로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테슬라 측은 메모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다만 2016년 이후 체결된 공급거래와 관련해 공급업체로부터 일부 금액을 되돌려 받으려는 계획은 인정했다.

WSJ는 테슬라의 이번 요청이 현금 유동성 우려를 증폭시킨다고 봤다. 테슬라는 지난해 하반기 '모델 3'을 출시했으나 대량 생산이 지연되면서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목표치인 주당 생산 5000대는 지난 2분기에야 달성했다.

자동차 제조사의 가격 인하 요구는 흔한 일이다. 한 컨설턴트는 WSJ에 제조사가 일반적으로 현행 계약을 계속 유지하며 가격을 낮추거나, 새 계약을 체결했을 때 이윤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가격인하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지나간 계약에 대해 일종의 환불을 요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데니스 비라그 제조업 컨설턴트는 "이번 일은 정말 웃기는 상황이다. 테슬라가 얼마나 절박한지 보여주는 처사"라며 "테슬라는 자사 수익만을 우려할 뿐 공급업체의 수익성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일침했다.

테슬라는 지난달에도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회사 인력의 9%를 감축했다. 또 '모델 3' 예약자들에게 2500달러(약 280만원)를 추가로 낼 것을 요구해 빈축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