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달러 강하다' 발언…원/달러 4거래일만 하락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3원 내린(원화 강세) 1131.4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일 연중 최고수준(종가기준 1133.2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율 관련 발언에 영향을 받으며 전 거래일보다 6.7원 내린 1127.0원에 출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국가들이 그들의 통화가치와 이자율을 낮추고 있다"며 "미국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에 따른 강달러 기조에도 불만을 나타냈다.

22일(현지시각) 스티븐 무느신 미국 재무장관은 환율전쟁 발발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지난 20일에는 최근 위안화 약세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보조를 맞췄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까지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에 외환시장 긴장감은 높아졌지만, 23일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8거래일 만에 절상 고시하면서 시장은 일단 한숨 돌린 분위기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12% 내린(위안화 가치 상승) 6.7593위안에 고시했다.

최근 위안화 약세 움직임에 연동되는 흐름을 보였던 원/달러 환율은 4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1120원대 중후반대에서 횡보하던 원/달러 환율은 거래 막판 위안화 약세에 연동되면서 1130원대로 올라섰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약달러 분위기가 강해지기는 했지만 이 흐름이 유지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 아직은 지켜보는 분위기로 보인다"며 "25일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관세 협상 등 대외재료가 많아 사고 팔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시아 외환시장이 전반적으로 박스권 움직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