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치매환자 자산 12년후 2160조원…동결되면 어쩌나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지난 2016년 도쿄의 한 상점 앞. /사진=박경담

고령화로 일본에서 치매환자가 보유한 금융자산이 급격하게 늘고 있으며, 경기 침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는 일본 치매환자의 금융자산이 2017년 기준 143조엔에 이르며 2030년 215조엔(2160조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일본 전체 가계 금융자산의 10%,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40%에 해당한다.

치매환자 금융자산 급증은 고령화 때문이다. 2015년 기준 일본의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약 520만명으로, 3년 만에 50만명이 늘었다. 일본 정부는 치매환자가 2030년에는 총인구의 7%에 해당하는 830만명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는 금융자산 고령화로 이어졌다.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전체 가계 금융자산의 65%를 보유한 일본에서는 치매환자가 보유한 금융자산 비중이 2017년 기준 7.8%에서 2030년 10.4%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일본은 치매 등으로 판단 능력이 흐려져 재산 관리가 어려운 이들을 위해 '성년 후견인 제도'를 실시하고 있지만, 전체 치매 환자의 5%에 불과한 21만명 정도만 이 제도를 활용 중이다. 치매환자 중 후견인을 자처할 친족이 없는 경우도 많아 이를 관리할 변호사를 고용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자산이 적은 고령자는 고용비를 부담할 여유가 안 돼 결국 상당량의 자금이 동결 상태가 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GDP의 40%에 해당하는 자금이 동결 상태가 되면 일본 경제에 큰 짐이 될 것"이라며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 감소 및 부동산 거래 침체, 주식 운용 불가 등으로 GDP 감소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시민 후견인이나 법인 후견인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치매환자가 보유한 유가 증권이 2035년에는 전체의 15%에 달할 것"이라며 "젊은 층에 금융 자산을 이동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