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첫 인도 투자… 모바일결제 시장 뛰어들다

인도 남부 뭄바이의 한 기차역에서 스마트폰을 사용 중인 인도인들의 모습. /AFPBBNews=뉴스1

미국의 유명 투자자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인도 모바일결제 시장에 투자했다고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이는 버핏의 첫 인도 투자이다. 인도 모바일결제 시장에 이미 진출한 구글, 페이스북, 소프트뱅크에 이어 버크셔까지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WSJ 등에 따르면 버크셔는 이날 "인도 모바일결제 선두업체인 페이티엠(Paytm)의 모회사 원97커뮤니케이션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투자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3100억원에서 4000억원 사이의 액수를 투자한 것으로 WSJ는 보고 있다. 페이티엠의 실적에 따라 버크셔는 투자액을 늘릴 전망이다. 다만 버핏의 비서 데비 보사넥은 "버핏은 이번 투자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2010년 설립한 페이티엠은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해왔다. 중국 최대 IT 기업인 알리바바는 지난 2015년부터 페이티엠에 꾸준히 투자해왔으며, 일본 소프트뱅크도 지난해 14억달러(1조5500억원)를 투자했다. 막대한 투자금액으로 모바일결제 외에 공과금 납부, 온라인 티켓 예약 등 사업을 확대하면서 현재 페이티엠의 이용자는 3억명에 달한다. 페이티엠은 보험 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이번 투자는 버크셔의 첫 인도 투자인 데다가 그동안 버핏과 버크셔가 꺼려한 IT 사업 투자라는 점에서 외신들은 주목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 "버핏 측은 급성장하는 인도의 모바일 및 캐시리스(현금 없는) 시장이 앞으로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인도 모바일결제 시장이 현재 2000억달러 수준이지만 2023년에는 1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다국적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예상한다.

인도 모바일결제 시장이 급성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인도 정부의 '캐시리스 사회' 정책 때문이다. 앞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탈세와 부패를 방지하겠다며 '캐시리스 사회'를 선언했고, 지난 2016년 말에는 시중에 유통되는 현금의 86%를 회수하기도 했다. 페이티엠 이용자 수도 2016년 이후 급증했다고 CNBC는 전했다.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늘어난 것도 시장 성장의 비결이다. 인도의 현재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3억9000만명으로 미국의 이용자 수를 넘어섰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는 2022년에는 인도 스마트폰 사용자가 4억9000만명으로 늘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인도 모바일결제 시장 전망이 밝음에 따라 글로벌 기업의 시장 진출도 이어진다. 앞서 구글은 지난해 9월 인도 전용 모바일 결제 서비스앱인 테즈를 설립해 시장에 진출했고, 페이스북도 올해 초 자사의 메신저 왓츠앱을 통해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