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부담 키워 추격매수 차단, '미친 집값' 잡힐까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정부가 주택 숫자와 무관하게 종부세율을 높이고 돈줄을 옥죄는 고강도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자 전문가들은 추종 매수를 눌러 과열된 시장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등 주택 공급루트가 다양하지 않은 특정시장에서 대출을 이용해 주택을 사는데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대출규제

규제지역에선 2주택이상 보유세대와 1주택 세대(이사 및 부모봉양 등의 예외 허용)는 신규 주택 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원천 금지된다. 공시가격 9억원초과 주택 구입시 실거주 목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금의 서울 집값 급등이 유동자금과 저금리 장기화(부동자금 약 1000조원, 기준금리 1.5%)로 유발된터라 돈줄을 옥죄면 투기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세자금대출 보증 강화(1주택자 부부합산 1억원이하까지만 허용) 조치에 대해서는 "매매(투기과열지역 LTV 40%)와 전세 여신을 모두 강화해 자가 이전이 안되는 서민의 주거비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아파트 평균전세값이 4억3000만원에 달해 전세자금 대출이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종부세 인상

종부세 부담 증가는 토지공개념의 개발이익환수제를 통해 1주택자도 담세력 있는 사람만 부동산을 보유하게 만드는 강력한 수요 억제책이다. 특히, 3억원이하 및 3~6억원 종부세 과세구간을 추가 구분하고 3주택 이상자 및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자에 대해 종부세 추가 세율 부과와 세부담 상한을 조정(150%→300%)함에 따라 내년부터 보유세 부담이 크게 가중될 전망이다.

함 랩장은 "서울 강남권외 한강변 등 특정 지역의 세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1주택자는 시가 50억원, 다주택자는 시가 30억원부터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인별 과세인 종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부부 공동 명의나 증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도소득세 비과세 특례강화

2020년부터 적용되는 양도세 강화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9억원 초과 고가주택의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에 2년 거주요건을 포함시키고 조정대상지역의 일시적 2주택 중복보유 허용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단축시켜 투기수요를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조정대상지역 1주택자라도 실거주 목적의 수요자에게만 선별적으로 양도세혜택을 부여하는 등 전방위 고강도규제책으로 지난해 8·2대책 못지 않는 파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세금부담을 감안한 매수자의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이 강화되고 매물잠김 현상이 심화될 수 있는 점은 부작용으로 거론된다.

◇주택 임대사업자 세제혜택 축소

신종 '집테크'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을 받은 주택임대사업의 대출과 세제혜택은 신규 등록자에 한해 대폭 축소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주택구입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안정적인 임대료로 장기 거주할 수 있는 민간 임대주택 공급 목표와 상충하다보니 전월세 안정에는 긍정적일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추가 대출이 필요없는 현금자산가들은 주요 입지의 유망단지를 보유하고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이 경우 전·월세 임차시장의 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급부족을 해소할 대책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양 소장은 "세제 강화와 함께 서울 그린벨트 해제 뿐만 아니라 강남 재건축 용적률 높이되 임대주택을 확보하는 다양한 공급대책이 아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