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홍준표, 정계복귀 시동…"고난의 여정, 때 되면 다시 시작"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6·13 지방선거 패배 후 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미국으로 떠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5일 귀국했다. 홍 전 대표는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분과 함께 봄을 찾아가는 고난의 여정을 때가 되면 다시 시작하겠다"며 정계 복귀를 시사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6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직후 지지자들과 기자들에게 "저는 지난 36년 동안 공직 생활을 해 오며 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전심 전력을 다해 왔다"며 "앞으로 남은 세월도 내 나라, 내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정계에 복귀해 한국당 전당대회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그는 "내가 할 일은 대한민국을 위해 하는 일이지 당권을 잡으려고 새롭게 정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마를 안 하는 것으로 이해해도 되느냐는 되물음에는 "마음대로 해석하라"고 답했다.

당내 일각의 제명 요구에 대해서는 "무슨 그런 뉴스가 나오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당 내에서, 친박들이 내가 그리 겁이 나는 모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 친박들과 싸울 입장이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와 김병준 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 등에는 말을 아꼈다. 그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 기대하는 바를 묻는 질문에 "미국에서 생활하며 주로 산책과 독서, 운동, 낚시, 말하자면 휴식의 시간을 가져 국내 뉴스는 거의 보고 듣지도 않았다"며 "전부 정리가 되면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준 비대위에 대해서도 "평가하기에는 제가 좀 그렇다"며 "고생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세계 외교 질서에 대해 공부를 했다"며 "이 나라의 바람직한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좀 더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등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그는 "경제는 경제 논리로 풀어야지 경제에 이념이 들어가게 되면 국민이 피곤해진다"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어떤 이유로든 증세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전체가 감세로 가는데 유독 대한민국만 증세를 한다"며 "거꾸로 가는 것은 더 이상 하지 말자"고 덧붙였다.

이날 강효상 한국당 의원과 홍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인 배현진 비대위 대변인, 류석춘 전 한국당 혁신위원, 여명 한국당 서울시의원, 김대식 전 여의도연구원장 등과 지지자들이 그를 마중나왔다. 한껏 짧아진 머리로 나타난 홍 전 대표는 지지자들을 향해 "패전지장(敗戰之將)을 공항에 이렇게 나와 반갑게 맞아 준 정성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 "지난 대선은 탄핵과 국정농단 프레임에 갇혀 우리가 패배했고 이번 지방선거는 남북 평화 프레임에 갇혀 참패했다"고 평가하며 "모두가 제 부덕의 소치이고 제가 잘못한 탓"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