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추석연휴 휴식 취하며 경영구상 몰두

18일 북한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리용남 내각 부총리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기간 동안 재계 총수들은 대체로 외부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물며 하반기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방북 일정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연휴 기간 동안 한남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경영현안 해법과 미래 신사업 구상을 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미래 먹거리로 직접 챙기고 있는 인공지능(AI), 전장사업 등 미래 신사업과 관련한 큰 그림을 구체화하는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추석 연휴기간 또는 10월 초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해 AI 전략을 점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삼성 측은 공식 부인했다. 캐나다에는 삼성전자가 몬트리올대학과 협업한 AI랩과 지난 5월 개소한 AI센터가 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삼성 총수로 첫 방북을 마친 만큼 대북사업에 대한 큰 틀의 구상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999년부터 평양에서 TV 등 가전제품을 위탁가공으로 생산했으나 2010년 남북관계 악화로 철수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특별한 외부활동 없이 자택에서 명절을 보내며 경영 구상에 매진할 예정이다. 미국 출장으로 방북 명단에서 빠진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귀국 후 정 회장에게 미국 현지 분위기를 전하고 미국 고율관세 문제 해결 방안 마련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출국을 앞두고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만큼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표이사 회장 취임 3개월 만에 대외활동을 본격화한 구광모 LG 회장도 추석 연휴에 휴식을 취하면서 경영현안들을 챙기고 미래 준비를 위한 경영 구상을 계속할 예정이다. 특히 구본무 회장 별세 후 첫 명절을 맞아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을 갖는 한편 그룹 조직개편 등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G는 4차 산업혁명 공통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AR/VR 분야의 기술을 우선적으로 육성키로 하는 등 R&D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또 글로벌 선도 기업과의 전략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적극 추진과 국내는 물론 북미, 일본 지역의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 스타트업 발굴 강화를 추진하며 미래 준비를 위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구 회장은 무엇보다 자신의 경영 비전을 보일 시험대로서 올 연말 임원인사 준비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 분리 여부를 정리하는 등 4세 경영 체제를 안착시키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연구원과 함께 '투명 플렉시블 OLED'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그룹 제공

최태원 SK회장은 추석 연휴기간 10월 예정된 'CEO세미나'를 앞두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한 '딥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에 대해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방북 이후 남북 경협과 관련해 "어떤 그림을 어떻게 그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생각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힌 그가 대북사업을 구체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북한에서 양묘장을 직접 둘러보고 온 최 회장이 남북 간 산림협력 지원에 나설지 관심이다. SK는 지주사 SK㈜가 자회사로 거느린 SK임업이 산림사업을 하고 있으며 해외에 나무를 심는 사회공헌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SK는 북한의 취약 분야인 에너지, 통신 인프라 구축에도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