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천년' 상표, 독점 사용 못한다…널리 쓰이는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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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 대법원 앞. 2018.9.2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천년'은 오랜 세월 등의 뜻으로 널리 쓰이는 단어라 상표로 독점 사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침대업체 '천년마루' 상표권자 김모씨가 "특허심판원이 '천년마루'가 '천년구들 돌침대' 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한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심결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특허법원에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천년' 부분은 오래도록 지속되는 기간 등의 뜻으로 널리 사용돼 그 지정상품과 관련해 품질이나 효능 등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식별력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심결 이전 그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관해 '천년'을 포함하는 다수 상표가 등록돼 있던 사정까지 보면 '천년' 부분은 식별력 인정이 곤란하거나 이를 공익상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2000년 '천년구들 돌침대' 상표를 출원한 고씨는 2016년 3월 특허심판원에 김씨 상표인 '천년마루'의 '천년' 부분이 자신의 상표 및 사용상품(침대)와 동일 또는 유사해 자신이 등록한 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며 심판을 청구해 승소했다.


그러자 김씨는 "'천년'은 오랜 세월을 나타내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일반적 용어로 식별력을 인정할 수 없고, 식별력이 인정된다 해도 '구들'과 '마루'의 관념이 '천년'이 연상시키는 관념을 압도한다"며 심결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1심인 특허법원은 "'천년'이 널리 사용되는 단어이긴 하나 돌침대의 성질을 직접적으로 표시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천년마루 돌침대'는 '천년'으로 간단하게 호칭·관념될 수 있다"며 "독자적 식별력이 있고 공익상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게 적당하지 않다고 볼 수도 없다"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천년'이 '구들' 부분과 비교해 상대적인 식별력 수준이 높다고 볼 수 없고, '천년구들 돌침대'가 실제 거래에서 '천년'만으로 호칭·관념된다고 볼 만한 자료도 보이지 않는다"며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상표등록의 적법여부를 다투는 특허소송은 특허법원과 대법원의 2심제로 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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