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붕괴' 용산 국제빌딩5구역, '건축심의 통과'

서울 용산 국제빌딩 주변 5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주상복합 조감도. /호반건설 제공

'국제빌딩주변 제5구역'(서울 용산구)의 주상복합 신축계획이 서울시 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일대는 상가 건물 붕괴 사건이 발생해 노후 건축물 안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던 '도심 속 낙후 지역'이다.

서울시는 최근 건축위원회 심의에서 해당 구역의 경관 및 건축계획을 '조건부(보고) 의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일부 보완이 필요한 사안을 국제빌딩주변 제5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이 수용하는 조건으로 서울시 차원의 핵심 심의 절차가 마무리된 것이다.


건축 계획은 한강로2가 210-1번지 주변에 지하 8층~지상 39층 높이에 110가구 규모 공동주택, 업무시설(오피스텔·사무소 등), 판매시설을 짓는 것이다.

건축위원회는 지상층 판매시설 및 공동주택 복도 끝 부분에 채광 및 환기가 가능한 창호 확보 등 일부 계획은 수정돼야 한다고 봤다. '지하 안전 영향평가' 실시는 권장 사안으로 제시됐다. 해당 평가는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지하안전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공사 전 지반 침해 위험 등을 측정하는 절차다.

지난 6월엔 해당 지역에서 노후 상가건물 1개 동이 붕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해당 건물 1~2층 음식점은 사고 당일 영업을 하지 않아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3~4층 거주 세입자는 팔‧다리에 경상을 입었다. 일대 노후 건축물에 대한 안전우려가 높아지면서 서울시와 용산구가 안전 실태 점검을 실시 중이다.


용산구 관계자는 "건축물 노후화에 따른 안전 우려가 있고, 정비사업 진행 과정에서 홀로 남은 곳"이라며 "사업이 빨리 진척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대는 사업 계획의 전면 수정을 비롯한 우여곡절이 유독 많았다. 조합은 원래 의료관광호텔을 건립하려 했다가 포기했다. 의료 관광 열기가 시들해졌고, 기존 사업 추진에 필요했던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의 시효가 2016년 12월 만료돼서다.

올들어선 주상복합 신축을 위한 시공사 선정 입찰이 2차례 유찰되기도 했다. 20여개 건설사들이 참여를 검토했으나, 단 한 곳도 입찰을 하지 않은 것이다. 소규모 정비구역이고, 일반 주택 시공보다 건설사의 마진이 낮은 주상복합을 지어야 해서다. 이에 조합은 서울 도심의 고층 빌딩 시공으로 인지도를 높이려는 호반건설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선정했다.

조합 관계자는 "의료관광호텔에서 주상복합으로 변화를 반영해 다음달 사업시행계획을 변경하는 총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며 "제반 행정 절차를 진척시켜 2020년 착공, 2023년 말 준공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