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우리은행장·회장 겸직, 주주로서 판단할 것"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0.11.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 우리은행이 지주회사 전환후 회장 선임 작업을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대주주로서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최 위원장은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의 지주회사 전환 후 지배구조와 관련, "우리은행의 지분 18%를 갖고 있는 정부가 당연히 지배구조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지배구조와 관련해 우리(정부)도 우리의 생각이 있고, 당연히 저희가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016년 11월 과점주주들에게 우리은행 지분을 매각했지만 여전히 단일 주주로는 최대주주다. 정부는 당시 우리은행 지분 매각 당시 경영권에는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고 이후 이 약속을 지켜왔다. 지난해말 손태승 우리은행장 선출 과정에서 행장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최 위원장은 이날 "우리은행에 대해 최대한 경영이 잘 되게 자율적으로 해야 한다는 원칙에 대한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단서를 달면서도 "은행 영업이 잘돼야 정부 주식 가치가 올라간다. 원칙에 맞는 방향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저희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주권 행사를 하게 될지, 의사표시를 어떻게 할지 안 할지 구체적인 생각은 안 해 봤지만 당연히 정부로서 그에 대한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며 "아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도 밝혔다.


최 위원장이 회장·행장 겸직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우리은행의 경영 자율성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할 정부로선 지배구조가 주주가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는 것은 의무다"며 "최 위원장이 이런 의미에서의 관심을 표명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지난 7월 20일 금융당국에 지주사 전환인가를 신청했다. 당초 9월 중 인가완료가 예상됐지만 설립될 지주사의 자본비율 계산문제 등으로 심사기간이 길어졌다. 이르면 다음달 7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인가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은행은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 전환시 회장 선임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사회 내부에선 지주회사 전환 후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95%에 달하는 만큼 우리은행장이 회장을 당분간 겸직해야 한다는 의견과 적당한 회장 후보가 있는지 검토해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