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야 슛 해!"... 우지원 감독이 소리친 이유는?

울산 중고등부 김승호팀과 시상 기념 촬영 모습. /사진=대농여지도 제공

버거&치킨 전문브랜드 맘스터치와 한국 프로농구의 레전드들이 전국을 다니며 아마추어 고수들과 3대3 농구 경기를 펼치는 '대농여지도' 프로젝트가 농구 팬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우지원 감독을 비롯해 김승현, 이승준, 이동준, 박민수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총집합한 대농여지도는 이달 울산대학교 체육관을 찾아 예선을 거쳐 올라온 학생부 팀 '김승호팀'과 경기를 펼쳤다. 축구스타 이천수도 이날 경기에 동참했다.


우지원 감독은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울산 모비스에서 활약했다. 그에게 울산은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이천수도 현역 시절 울산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대농여지도는 두 사람에게 의미 있는 도시에서 숨은 고수들을 만났다. 비가 내려 실내에서 행사를 진행했지만, 스타들이 총출동한 만큼 현장 분위기는 뜨거웠다.

김승호팀과의 맞대결에 선발로 나선 주인공은 이천수, 박민수 그리고 이동준이었다. 경기 초반에는 점수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양 팀 선수들 모두 몸이 덜 풀린 탓인지 쉬운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첫 골은 이동준에게서 나왔다. 이천수가 이동준의 키를 활용하는 재치 있는 패스를 연결했고, 이동준이 마무리했다. 첫 어시스트를 기록한 이천수는 이어 레이업슛을 시도하려는 상대의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하고 블록슛에 성공했다. 여전한 운동 능력으로 공수에 기여했다.

공격권을 가진 이천수. /사진=대농여지도 제공

아쉬운 것은 득점이었다. 이천수는 좀처럼 골을 넣지 못했다. 작전타임을 요청한 우지원 감독은 "감독 말 좀 들어줘라. 자신 있게 돌파도 하고 슛도 하라고 하지 않았나"라며 더 적극적으로 슛을 시도하라고 강조했다.

이천수는 "득점 좀 밀어달라"며 동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결국 교체로 들어간 우지원 감독이 이천수의 득점을 도왔다. 우지원 감독의 패스를 받은 이천수는 정확한 중거리슛으로 첫 득점을 기록했다. 14-6으로 크게 리드를 안기는 중요한 골이었다. 이천수는 축구에서 골을 넣은 것처럼 뛰어다니는 세리머니를 했다. 이천수의 활약 속에 대농여지도는 21-13으로 큰 위기 없이 승리했다.

경기 후 만난 우지원 감독은 "특별한 곳에서 좋은 추억을 남겼다. 날씨가 좋았다면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즐기셨을 텐데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분위기가 좋았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승호팀 주장인 김승호 군은 "다음주가 시험인데 농구를 좋아하고 흔치 않은 기회라 신청했다. 차원이 다른 경기였다. 우리나라 최고 레전드들과 운동해 즐거웠다. 제가 어려서 이 분들이 뛰는 모습은 보지 못했는데 상대로 만나 뛰어봤으니 더 영광스럽다.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 3대3 농구 인기가 더 많아져서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겼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울산에서 펼쳐진 대농여지도의 경기 영상은 '뽈인러브'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