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3분기 '어닝 쇼크'…결국은 리콜 문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수출을 위한 완성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현대·기아자동차가 리콜 비용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 3분기 7800억원의 품질비용이 발생했고, 이중 절반 이상이 리콜 관련 비용이다. 나머지 비용도 리콜에 선제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현대차 (247,000원 ▼3,000 -1.20%)와 기아차 (115,700원 ▼900 -0.77%)는 올 3분기 각각 품질비용으로 5000억원, 2800억원을 썼다. 현대차가 KSDS(엔진진단신기술) 적용 비용을 1500억원으로 잡았고, 기아차의 KSDS 비용을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면 리콜 관련 비용이 품질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리콜 비용은 충당금 개념으로 보통 판매관리비에 포함된다. 충당금은 지출할 것이 확실한 특정비용에 대비해 미리 회계상 비용으로 잡아놓는 금액을 의미한다. 리콜이 한 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1~2년에 걸쳐 장기간 진행되기 때문에 향후 금액을 예상해서 회계에 반영한다.

현대차의 품질비용을 5000억원을 뜯어보면 △KSDS 적용 캠페인비용 1500억원 △엔진 리콜 충당금 1500억원 △에어백 리콜 충당금 1000억원 △기타 1000억원이다. 기타는 크지는 않지만 매분기 발생하는 리콜에 대비해 잡아놓은 금액이다.

보통 분기별 리콜 충당금으로 1000억원가량을 책정하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 3분기 일회성으로 실적에 크게 작용한 비용은 4000억원 정도다.


KSDS는 예방안전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엔진의 소리, 진동 등을 계속 모니터링해 정상적이지 않은 신호를 감지, 고장을 진단하는 기술이다. 현대·기아차는 엔진 이상 등에 대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기존 차량에도 KSDS를 장착하기로 했다. 선제적으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리콜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3분기 엔진 리콜 충당금은 리콜이 진행되면서 추가된 금액이다. 2017년 초 현대차와 기아차는 세타2엔진 리콜을 위해 각각 2200억원, 1700억원을 충당금으로 인식했다. 리콜 대상차량은 국내외 총 148만대에 이른다.

예상보다 엔진 교체 수요가 많이 발생하면서 지난 3분기 엔진 리콜 충당금을 추가했다. 현대차의 경우 이 비용이 1500억원이다. 현재 엔진리콜은 60~70%가 진행된 상태다. 엔진교체 비용이 대당 약 300만원에 이르는 만큼 많은 비용이 추가됐다.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000억원, 800억원 비용으로 인식한 에어백 리콜 이슈는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문제다. 일부 차종에서 에어백컨트롤유닛(ACU) 결함으로 에어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아직 규모 등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보수적으로 선제 반영했다.

이향 현대차 글로벌품진전략사업부장(상무)은 "현대차의 품질시스템은 해마다 개선되고 있다"며 "현대차의 리콜 건수 및 대수는 일본 미국 유럽 등 타 경쟁사 대비 동등수준 이하로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미국에서 문제가 제기된 차량 화재 관련 이슈는 이번 분기에 반영되지 않았다. 화재의 원이 다양하고 특히 엔진이 문제가 된 경우는 매우 적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기아차 내부에서 리콜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이번 분기 비용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화당의 존 튠 상무위원장과 민주당의 빌 넬슨 상원의원 현대차 측에 청문회 출석을 요구한 것은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