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원고·음반 모교에 기증한다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4일 모교인 와세다대학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오른쪽) /AFPBBNews=뉴스1

일본의 유명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69)가 작품 활동을 하면서 모은 원고와 자료 등을 모교인 와세다대학교에 기증하기로 했다.

교도통신, 재팬타임즈에 따르면 하루키는 4일 와세다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는 자식이 없기 때문에 40년 가까이 모아온 자료들이 흩어지거나 사라질 우려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하루키가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37년 만에 있는 일로 일본 내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기증품에는 그의 50여개국에 번역된 자신의 작품, 원고, 세계 작가들과 나눈 편지, 그가 모은 1만장 넘는 음반 등이 포함됐다.

와세다대는 기증품을 활용해 전 세계 하루키팬과 일본문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연구시설을 만들 예정이다. 하루키는 이 시설에서 그가 모은 레코드판을 이용한 콘서트를 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고, 오디오 장치를 포함해 그의 작업실과 비슷한 공간을 재현하고 싶다는 뜻도 표했다.

하루키는 1968년 와세다대에 입학해 1975년 졸업했으며,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1987년 작품 '노르웨이의 숲'(한국에서는 '상실의 시대'라는 이름으로 출간)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1Q84' '해변의 카프카' 등 많은 작품이 인기를 얻었으며, 최근 국내에서 유행하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표현을 작품에서 처음 쓰기도 했다.('랑겔한스섬의 오후'에 등장)

그는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지만 받지는 못했다. 올해는 선정기관의 성추문 논란으로 사라진 노벨문학상을 대체하는 '대안 문학상' 후보로 공식 선정됐지만 "집필 활동에 전념하겠다"며 스스로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