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알박기' 집회장소서 기자회견 노동자 무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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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 대법원 청사. 2018.9.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노조파괴 개입행위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가 회사 쪽이 먼저 신고해 연 집회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동자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기업이 미리 집회를 신고해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다른 집회를 방해하는 이른바 '알박기 집회', 같은 목적으로 신고만 해두고 실제로는 개최하지 않는 소위 '유령 집회'에 제동을 건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쌍용차 복직자 고동민씨(43)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고씨는 2016년 5월17일 서울 서초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현대차가 하청업체인 유성기업의 노조파괴 공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측 책임을 묻는 기자회견에 참여했다. 이 자리엔 현대차 보안관리팀장인 황모씨가 주최자로 신고된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고씨는 현대차 쪽이 먼저 집회신고를 한 자리에서 미신고 집회를 벌여 회사 쪽 집회를 방해했다는 이유 등으로 기소됐다.

1,2심은 모두 고씨 손을 들어줬다.

1심은 "현대차쪽 집회는 집회라기보단 경비업무 일환"이라며 "동일한 장소에서 그 장소와 밀접한 내적 연관관계가 있는 집회를 개최하고자 하는 타인의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장소 선택의 자유를 배제·제한하면서까지 보장할 가치가 있는 집회라고 할 순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현대차가 집회 방어 의도를 갖고 있었더라도 집회신고가 돼 있고 평화적으로 신고내용과 동일한 집회가 진행됐다면 내심의 의사가 어떻든 방해해선 안 된다"고 항소했으나, 2심 역시 "원심판결엔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기각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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