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호출해주는 스피커…삼성 '갤럭시홈' 써보니

삼성전자는 7일 미국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삼성개발자콘퍼런스에서 빅스비와 연동해 쓸 수 있는 AI 스피커 ‘갤럭시홈’을 전시했다. /사진=김지영 기자

“하이 빅스비, 골든브릿지까지 어떻게 갈 수 있어?” “12분 거리에 있는 우버 택시로 30분 소요, 31달러입니다. 택시를 부를까요?.”

삼성의 첫번째 인공지능(AI) 스피커 ‘갤럭시 홈’은 제법 똑똑했다. 미국 현지에서 명령을 내리는 것만으로 우버 택시를 불러준다. 현장에선 “노 땡큐”라고 외쳤지만 “예스”라고 답했다면 곧바로 콜을 연결했을 것이다. 음성 명령을 내리면 문맥을 이해해 대답하고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뉴 빅스비’ 플랫폼이 탑재돼 있다.


삼성전자는 7일(현지시간) 미국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 2018’ 행사장에서 ‘갤럭시 홈’을 첫 공개했다. 갤럭시 홈은 높이 20㎝ 정도의 검은색 항아리 모양이다. 윗부분이 좁고 아래가 넓은 몸통 아래 다리가 3개 달렸다. 최근 구글 홈이나 국내 이통사들이 출시한 AI스피커는 보통 원통 혹은 사각 기둥 형태인 것과는 대비되는 디자인이다.

기자가 ‘하이 빅스비’라는 호출명령어를 부르자 위쪽 단면에 흰색 원형으로 불빛이 들어왔다. 갤럭시홈이 대답할 준비가 됐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홈은 사운드 스티어(Sound steer) 기능, 갤럭시 스마트폰과 가전 기기들과 연동된다”고 소개했다. 먼저 ‘사운드 스티어’ 기능은 주인을 알아봐 그쪽 방향으로 소리를 맞춰주는 기능이다. 실제로 “하이 빅스비, 사운드 스티어”라고 명령하면 반대편으로 향하던 소리가 발화자(명령자) 쪽으로 커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 관계자는 “소음이 없는 집안에서 구동하게 되면 사운드 질 차이를 훨씬 크게 체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음성 명령 뿐 아니라 앱을 통해 방향 조절도 가능하다. 갤럭시홈 앱을 통해 원하는 방향을 지정하거나 원 형태로 돌리면서 설정할 수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오디오 전문기업 하만의 AKG 스피커를 적용해 고품질 사운드를 구현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 6개 내장 스피커와 바닥의 우퍼 스피커가 여러 방면으로 입체 음향을 내보낸다. 특히 마이크가 8대나 장착돼 비교적 먼 거리에서도 음성을 인식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갤럭시 스마트폰과의 연동된 파인드 마이폰 기능도 사용해 봤다. “내 폰 찾아줘(Find My Phone)”라고 명령을 내리자 갤럭시홈과 연동된 휴대전화에서 요란한 벨 소리가 울렸다. 집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 이용자들에게는 유용해 보였다.

현장 관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갤럭시 홈을 연동해 전화, 스케줄 알람 등 기존 스마트폰 기능을 핸즈프리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싱 앱으로 삼성 가전기기들과도 연동해 조작할 수 있다. 삼성 관계자는 “갤럭시 홈에 탑재된 빌트인 기능은 새로운 가전 기기를 등록하지 않아도 직접 찾아 연동한다”며 “향후 자동 연동 기기를 대폭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갤럭시 홈은 한국어, 영어(미국), 중국어를 지원한다. 여기에 영어(영국),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 5개 언어를 추가해 총 8개로 늘린다. 출시 일정, 국가, 가격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