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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다중이용업소 화재 4위에도 '소방안전 사각지대'

매년 50여건…종로 고시원 '사무실' 등재 점검 누락 "건물주 자발적인 안전설비 확충과 정부 지원 절실"

뉴스1 제공 |입력 : 2018.11.0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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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종로구 관수동 고시원 화재현장에서 소방 관계자와 경찰 과학수사대가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이날 화재는 3층에서 발화해 2시간 여만에 진화됐으나, 현재까지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2018.1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9일 서울 종로구 관수동 고시원 화재현장에서 소방 관계자와 경찰 과학수사대가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이날 화재는 3층에서 발화해 2시간 여만에 진화됐으나, 현재까지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2018.1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다들 잠든 새벽 5시, 서울 종로구 관수동 A고시원 3층에 불길이 번졌다. 이 불로 고시원에 묵던 7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다. 거주자 대부분은 고령의 일용직 노동자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해마다 고시원 화재가 50여건씩 발생하고 있는데도 화재 예방·관리를 위한 관련 법과 제도상의 헛점이 인명 피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A고시원 역시 건축 대장상에는 '사무실'로 기재돼있었으며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에서도 빠져있었다.

앞서 여러차례 고시원 화재가 발생해 인한 대형 인명피해에 대한 경고등이 반복적으로 켜졌지만 정부당국의 부실한 대책과 더딘 개선으로 참사가 되풀이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계속 반복되는 고시원 화재…해마다 50건 가량 발생

9일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 10월까지 발생한 다중이용업소 화재 3617건 중 310건(8.5%)이 고시원에서 발생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31일까지 고시원 화재는 총 46건이었다. 일반음식점(152건), 노래연습장업(70건), 유흥주점(62건)에 이어 네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시중의 음식점, 노래방보다 개수로는 훨씬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시원의 화재 발생률은 상당한 수준이다. 특히 고시원은 쪽방들이 복잡한 형태로 밀집되어 있어 불이 나면 피해가 크다는 문제도 있다.

이날 화재가 발생한 A고시원 역시 복잡한 ‘미로형’ 구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시원에는 6.6㎡(2평)짜리 방이 2층에 24개, 3층에 29개 빼곡히 자리하고 있었다. 복도 폭은 약 1m 정도로 2명이 함께 지나가기에도 버거울 정도로 좁았다.

지난 2008년 7월 경기도 용인 고시원에서 불이났을 당시에도 7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해당 고시원도 비좁은 통로에 방이 66개 붙어있는 '벌집 쪽방' 구조였다. 출구는 비상구를 제외하면 한 곳 뿐이었으며, 환기시설도 제대로 없었다.

같은 해 10월 강남구 논현동 고시원 화재 당시에도 사망자는 6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쳤다. 방화범 정모씨(30)는 자신의 침대에 불을 내고, 놀란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뛰쳐나오자 흉기를 휘둘렀다.

◇ 참사가능성 수차례 경고했는데도…법·제도 사각지대 여전

이번에 불이 난 A고시원의 경우 고시원으로 등록 돼 있지 않아 올해 실시한 국가안전대진단 때 점검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A고시원 건축대장에 따르면 고시원으로 운영되던 2~3층은 '사무실' 용도로 등재돼 있다. 이로 인해 정부가 올해 안전에 취약한 쪽방촌과 고시원 등 8300여 곳을 중점 점검 대상으로 정해 실시한 국가안전대진단 점검 대상에서도 빠졌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2009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의 경우 소방서에서 받은 영업필증만 있으면 영업을 할 수 있게 돼있다"며 "법적으로 미비한 부분이긴 한데, 현재 제도상으로 이런 시설의 경우 다중이용시설로 잡혀있지 않아 점검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해당 고시원은 관련 법상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에서도 제외된 상태였다. 서울시에 따르면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개정된 2009년 7월 이전부터 운영된 노후고시원은 화재에 취약해도 공공에서 스프링클러 설치를 강제할 수 없다.

2009년 7월 이전에 지어진 서울의 노후 고시원은 약 1300개에 이른다. 이중 서울시가 2012년부터 221개의 고시원에 스프링클러 설치 사업을 지원했지만 1080개는 여전히 설치되지 않은 상태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날 화재가 난 고시원도 서울시의 스프링클러 지원 사업을 받지 못한 곳이다.

◇ 관리 부실 분명한 문제…건물주들의 안전의식도 중요

전문가들은 분명 법적·제도적으로 미비한 부분이 있기는 하나, 건물주의 안전의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방설비 설치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도 요구된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2009년 이전에 만들어진 건물이라고 용도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아도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결국 관리가 하나도 안 됐다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물론 용도 신고를 명확하게 하도록 하고,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건물주의 안전의식이 상당히 중요하다"며 "건물주들이 간이스프링클러와 소화기, 안전벨 등을 제대로 갖춰놓기만 해도 '골든타임'이 훨씬 늘어난다"고 말했다.

공 교수는 "물론 건물주 입장에서는 안전설비를 갖추는 게 부담일 수 있지만 안전시설 투자 비용보다 화재발생시 손실이 훨씬 크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고 덧붙였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 고시원 화재현장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수습을 하고 있다. 이날 화재는 3층에서 발화해 2시간 여만에 진화됐으나,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2018.1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 고시원 화재현장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수습을 하고 있다. 이날 화재는 3층에서 발화해 2시간 여만에 진화됐으나,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2018.1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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