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사망' 고시원 화재 합동감식 종료…전기히터 수거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 고시원 화재현장에서 경찰·소방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위해 화재현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고시원 화재 합동 감식에 나선 경찰과 소방당국 등이 전기 히터 등 증거물을 확보했다.

10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소방·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한국전기안전공사 등 4개 기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반까지 약 3시간30분 동안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이날 합동감식에서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전기 히터와 콘센트, 주변 가연물 등을 수거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합동감식에서 화재현장을 발굴한 뒤 발화지점과 원인 규명을 위해 증거물을 수집했다"고 말했다.

조광현 서울 종로경찰서 형사과장은 이날 합동 감식 시작에 앞서 "이날 감식은 화재 현장을 발굴해서 발화 지점과 원인을 찾기 위한 증거물을 찾는 게 주된 내용"이라며 "수집된 증거물은 국과수에 감정 의뢰할 예정이고 결과는 최소 3주 후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7명에 대한 부검도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국과수 서울분원에서 진행됐다. 1차 소견으로는 사망자 7명 모두 화재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국과수는 정밀 검사 후 최종 결과를 밝힐 예정이다.

경찰은 이번 화재 사건 수사를 위해 전담수사팀을 편성한다.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하고 강력·형사팀 21명과 지능팀 8명이 투입됐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전담팀이 구성해 화재원인 수사와 함께 건축관련법·소방관련법 위반 등 제기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 고시원 화재현장에서 경찰·소방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경찰은 발화 장소의 전열기에서 불이 시작됐으며 방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18.11.10/사진제공=뉴스1

이날 이번 화재 희생자를 추모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기자회견도 진행됐다.

주거권네트워크·민달팽이 유니온·빈곤사회연대 등은 이날 오전 11시 종로 고시원 화재 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화재는 구멍 뚫린 주거복지와 안전망이 부른 참사"라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거 빈곤층의 거주시설 안전 점검과 공공임대주택을 포함한 사회안전망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1차 화재감식 결과 이번 화재는 고시원 거주민이 켜놓은 전열기에서 불이 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전날 오전 7시30분부터 10시까지 진행된 1차 화재감식 결과 고시원 화재의 방화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기름 등의 인화물질이 없었으며 발화 추정 지점에 사는 거주민이 목격자와 함께 불을 끄려고 노력한 점을 보면 방화 의심점은 없다"고 말했다.

화재 목격자는 "아침에 잠을 자다가 전열기를 켜놨는데 전열기에서 불이 났고 꺼 보려고 했지만 이불에 불이 붙었다"며 "다른 방에 사는 분도 소화기를 들고 와 불을 끄려고 했는데 불이 번졌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인명피해는 사망자 7명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으로 후송한 17명 중 7명은 사망했으며 이들은 모두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3층 거주자"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또 "부상자 1명은 현장에서 치료 후 바로 귀가했다"며 "병원 진료를 받은 10명 중 8명은 아직 병원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사망자들은 50대 이상의 남성들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자 중 최연소는 35세, 최고령은 79세이며 모두 남성"이라고 말했다.

전날 오전 5시쯤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 3층짜리 고시원에서는 화재가 발생해 오전 6시40분쯤 완전 진화됐으나 사망자 7명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