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요람' 탈바꿈 경자구역… 구역별 전략산업은?

정부가 2003년 도입한 뒤 지금까지 15년째 지정의 실효성 논란이 계속된 경제자유구역(경자구역)을 ‘혁신성장’ 전진기지로 육성한다. 4차 산업혁명과 연관성이 큰 신산업 유치와 규제 완화를 통해서다. 구역별 연계산업 기반·환경을 고려해 이 큰 전략산업을 집중적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2027년까지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80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신규 일자리 27만개를 창출할 계획이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제2차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2018~2027)’에 따르면 인천·황해·광양만권·동해안권 등 7개 경자구역은 정책 패러다임을 ‘개발중심’에서 ‘혁신성장’으로 전환하고 구역별 중점유치 업종을 기존 주력산업와 연계한 신산업·서비스업으로 고도화한다.


국내 경자구역 지정 1호인 인천 경자구역은 ‘글로벌 비즈니스 프런티어’를 목표로 조성한다. 중심 육성 산업은 바이오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머크 등 세계적인 바이오기업이 입주한 송도 4·5·7공구와 인접한 11공구를 연계, 99만㎡ 규모의 바이오 의약 클러스터 구축하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내년 조기 착공하는 등 복합 의료클러스터 조성에도 나선다.

부산·진해 경자구역은 ‘세계 최고 물류 중심’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한다. 세계 5위권의 부산신항만과 유라시아를 잇는 대륙철도(중국횡단철도·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결이 추진되는 철도, 김해공항·신공항 등을 이미 유치한 자동차·조선산업과 결합해 조립·가공·제조업이 집적된 신산업 고부가가치 복합물류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복합물류와 첨단수송, 기계부품, 정보통신, 지식서비스 등의 업종을 주로 유치해 클러스터를 이루도록 할 방침이다.

광양만권 경자구역은 철강·석유화학 등 주력산업과 항만 물류를 결합한 ‘국제무역도시’가 목표다. 여수 석유화학 국가산단을 기초·신소재 제조업과 바이오화학산업 등으로 고도화하고,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한국전력 광주·전남 에너지벨리를 활용한 기계소재·에너지신산업을 집중 배치한다.


대구·경북 경자구역은 정보통신기술(IT)융복합·첨단부품소재·첨단의료 등 지역 3대 산업 인프라를 중심으로 ‘글로벌 혁신성장 거점’으로 개발한다. 구체적으로 IT융복합은 로봇과 모바일, 반도체, SW, 에너지관리시스템 등으로 고도화하고, 첨단부품소재는 자동차·항공부품 등을 중심으로 한 영천과 첨단신소재 중심의 포항을 연계해 첨단부품 특화단지를 조성한다. 첨단의료는 대구혁신도시의 의료·연구개발(R&D) 기반을 활용해 관련 기업을 끌어 들인다는 계획이다.

황해 경자구역은 ‘환황해권 국제 비즈니스 플랫폼’을 목표로 자동차·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먼저 현대·기아·쌍용 등 자동차 3사 생산라인과 삼성전자·LG전자 등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을 연계해 전장부품, 시스템반도체, 센서 등 미래형자동차산업을 적극 지원한다. 또 이를 중국 연안 산업벨트와 최단거리에 입지한 평택항을 활용해 수출 특화 산업화한다.

동해안권 경자구역은 ‘동북아 경제중심지’ 도약을 목표로 총사업비 1조7979억원을 들여 첨단소재산업과 의료·관광산업에 투자한다. 첨단소재산업은 백운석(마그네슘)과 티타늄, 지르코늄, 리튬 등 4대 핵심소재를 중심으로 비금속광물제품, 의료정밀광학기기, 전자부품 제조업에 주력한다. 관련 산업을 일본, 중국, 러시아 등과 연결된 동해항을 활용해 수출산업화하고 지역의 풍부한 의료·관광자원과 연계해 스마트헬스케어·관광산업을 전략적으로 키운다.

충북 경자구역은 바이오·융복합항공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신(新)수도권의 경제 중심지’로 만든다. 오송바이오밸리는 바이오신약 R&D 특화 및 첨단 의료기기산업을 연계해 세계 3대 바이오 클러스터를 지향한다.. 청주에어로폴리스는 청주산업단지 SK하이닉스 기반 공급사슬을 바탕으로 항공부품, 복합재 등 항공 연관 제조업 및 서비스업 클러스터로 나아간다.

김용채 산업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은 “지자체, 경자구역청, 유관기관과의 협업으로 각 경자구역에 적합한 혁신성장 사업을 발굴하고 구역별 사업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