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증가세 꺾였다? "안정화, 장기 성장 가능성 주목"

1년 새 약 44배 급증한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 증가세가 유해성 논란 등으로 올해 3분기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5월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국내 첫 출시 이후 열풍처럼 번졌던 기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하지만 글로벌 담배업계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장기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한국 시장에 공들이고 있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3분기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전분기(8710만갑) 보다 11.4% 감소한 7720만갑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궐련형 전자담배 국내 출시 이후 분기별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감소한 건 처음이다. 전체 담배시장에서의 점유율 역시 올해 2분기 9.7%로 10%를 넘보다, 3분기 8.3%로 축소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6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1급 발암물질인 타르가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뒤 담배 유해성 논란이 촉발되면서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예상보다 궐련형 전자담배 인기가 오래가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 담배업계 관계자는 "우리보다 앞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판매된 일본은 전체 담배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점유율이 우상향하다 15~20%로 정체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역시 주춤하는 모양새고, 현재도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담배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형 흡연자'가 많기 때문에 궐련형 전자담배의 성장세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담배회사들은 한국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BAT)와 필립모리스는 각각 지난 7월과 10월에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 '글로 시리즈 2', '아이코스3' 신제품 최초 공개 국가로 한국을 택했다. 중국 담배 공사 산하 '후베이 중연 유한책임공사' 역시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MOK&COO(모크앤드쿠우)'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담배회사들은 한국 시장이 아직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가 강하지 않고,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무엇보다 유해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흡연자들에게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인식이 퍼져있다는 것이다. 또 담배 연기, 간접흡연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졌고 새로운 전자 기기에 대한 흡수가 빠르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한국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가장 해로운 일반 담배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 궐련형 전자담배"라며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